reddit은 미국에게 가장 크게 활성화된 커뮤니티 사이트죠.
또한 그 시스템은 수많은 다른 사이트에 영향과 영감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레딧은 특이하게도 텍스트와 이미지가 섞인 글을 올리질 못합니다.
이미지/비디오만 올리던가
아니면 텍스트로만 된 글을 올리던가 둘 중의 하나인데
이건 모바일이 도입되기 이전 옛날부터 그랬습니다.
그리고 그대신 제목 입력란이 되게 깁니다.
이미지/비디오를 올리는 경우 텍스트를 못올리다보니까
제목에 상세한 내용을 입력하게 되고 곧 제목이 요약된
내용이나 마찬가지인 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요즘은 디자인이 달라져서 그런 느낌이 안들지만
옛날 디자인이 바뀌기 전의 레딧은 이미지 썸네일은 크기가 작고
화면 가득히 제목만 엄청 길게 좌악 나오기 때문에 정말 특이한 느낌이었습니다.
듣기로는 초창기 레딧은 운영비 때문에 엄청 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트래픽 감당을 할 수가 없었다고.
그래서 이미지가 섞인 긴 글은 못올리게 한거고 이미지도 웬만하면 외부링크를 유도한거라고 합니다.
또한 제 생각엔 이런 효과도 의도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 게시판처럼 제목과 내용이 분리되는 경우
내용을 보기 위해선 클릭해서 들어가야 하고 다시 빠져나오게 되는데
이때 발생되는 트래픽과 서버 부담이 상당합니다.
그러므로 이때 실패확률을 낮춰야 합니다.
제목만 보고 들어갔는데 안에는 별볼일 없더라 이런 확률을 낮춰야 하는거죠.
우리나라 게시판에서는 아주 흔한 일입니다.
[제곧내] 제목이 곧 내용입니다.
[냉무] 내용 없음
이런게 난무하는게 한국식 게시판 아니겠습니까?
이용자가 많아지면 이정도 글은 없어지지만 그래도 실속없는 글은 널렸죠.
그래서 보조적인 정보로 댓글갯수, 추천수 등의 정보를 참고하는거지만 한계는 있죠.
이런 면에서 레딧은 굉장히 효율적입니다.
목록만 봐도 거의 대부분의 내용이 파악이 가능합니다.
클릭을 해서 들어가는건 다음과 같은 2가지 경우입니다.
1) 댓글을 보거나 쓰고 싶어서
2) 이미지를 좀더 크게 보고 싶어서 또는 텍스트 글인 경우엔 텍스트의 나머지를 읽고 싶어서
데스크탑에서도 효율적이었지만 특히 모바일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페이스북만 해도 클릭했다 허탕치는 경우가 꽤 되는데..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그런 일이 거의 발생안한다는건 뭐 축복이죠.
뭐 그외에도 서브레딧마다 만들 수 있는 위키나 FAQ등도 그렇고
시스템 면에선 가장 앞서나가는 커뮤니티라고 할 수 있겠지요.
디시인사이드가 많이 따라하려고 노력중이고
마이너 갤러리니 미니 갤러리같은 걸로 서브레딧을 베끼고 있죠.
다만 디시인사이드의 고유문화가 여기에 별로 잘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디시는 게시판을 거의 트위터 수준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디시에서 트위터보다 더 긴 내용의 본문을 갖는 글의 비율이 얼마나 될까요?
디시를 보면 한국식 게시판 시스템의 최악의 사용예를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들죠..
이럴거면 왜 제목을 따로 입력하라고 할까..
왜 제목만 모아서 보여주는걸까...
레딧은 초창기 시스템을 이렇게 결정한 것도 훌륭했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유저들이 거기에 잘 적응한게 훌륭했다고 봅니다.
지금 와서 레딧처럼 우리는 이미지만 올리거나 텍스트만 올려야 하고
제목에다가 내용 잘 요약해서 써야 하고 뭐 이런 식이면 아무도 불편해서
안쓰려고 하지 않을까요..?
잘 디자인되고 의도된 제약은 컨텐츠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가장 훌륭한 예가
레딧이라고 봅니다.
음.. 저도 비슷한 류의 제약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요.
예를 들면 댓글을 달때 캐리지 리턴을 2개까지만 허용하는겁니다.
즉 최대 3줄 입력이죠.
음.. 3줄이라기보단 3문장일까요? 하여튼 엔터를 쳐서 줄나눔을 안하는 이상 한줄로 치는겁니다.
길이로 제한을 거는건 비효율적이라고 봅니다.
줄수로 제한을 걸면 한줄에 얼마나 길게 쓰느냐에 따라서 충분히 길게도 쓸 수 있고 짧게도 쓸 수 있죠.
하지만 대충 쓰면 너무 짧은게 3줄입니다.
즉 길게 쓰고 싶으면 좀더 신경써서 3줄로 요약해봐라
라는게 이 시스템의 숨겨진 의도입니다.
댓글 말싸움을 줄이기 위한 용도죠.
어떻게 생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