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과 아래한글에 관련된 글이 올라오면
대개 전방위적으로 무자비하게 한컴과 아래한글 까는 댓글이 달리죠...
한컴이 뭐 그리 잘못한게 있다고...
전 아래한글 좋아하거든요. 옛날사람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근데 솔직히 문서작성하는데 아래한글 좋아요.
MS오피스도 물론 좋습니다.
엑셀, 파워포인트는 인정할 수 밖에 없고 쓸 수 밖에 없는 물건이지요.
하지만 과연 MS워드는...?
정말 MS워드가 좋은 물건일까요?
저는 MS워드도 써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었는데... 도저히 적응할 수 없었습니다.
MS 워드는 자유롭게 어떤 모양의 문서든지 작성하려고 존재하는 툴이 아닙니다.
뭔가 강요하는 틀이 있어요... 일단 목차에 엄청 의존적이고... 폰트에 의존적이고..
MS워드가 강요하는 틀에서 벗어나서 뭔가 원하는대로의 문서모양을 만들려고 하면
엄청 삽질을 하게 됩니다.
사실 MS워드가 정말 좋은가 물으면 애매한게 예를 들어
MS워드로 책을 만들 수 있는가? 입니다..
아래한글은 요즘은 거의 안쓰지만 한때는 출판용으로도 제법 썼었죠...
하지만 MS워드로 만든 책..?? 본적도 들은적도 없는걸요...
얼핏 생각해봐도 책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능중 MS워드로 안되는게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어느 댓글중 하나에서 소개하는 MS워드의 단점 소개 글입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3236238
진짜 구구절절히 옳은 말이죠.
MS워드는 결함이 많은 프로그램이에요... 진정한 의미의 [문서]작성용으로 말이죠.
다만 MS워드의 장점은 딱 하나입니다.
압도적인 엑셀과 파워포인트의 힘으로 꼽사리로 보급율이 높다는 것이죠...
그거외에 MS워드만의 장점? 아무리 생각해도 없습니다.
MS워드에서 문서를 작성할때 특별히 편리한 점? MS워드만 지원해주는 특별한 기능?
대체 뭐가 있을까요...
그리고 아래한글은 보급율이 낮아서 열어보기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왜 프로그램 완성도와 기능까지 욕을 먹어야만 하는걸까요..??
아래한글이 그저 국산소프트웨어라서 로비만으로 정부와 공기업들에게 선택되고
사용되는걸까요? 전 솔직히 전혀 그렇게 생각안합니다.
아래한글이 워드프로세서로서는 MS워드보다 우월합니다.
아래한글 쓰는 사람은 MS워드 못씁니다. 안되는게 너무 많아서 역체감이 굉장해요...
게다가 아래한글 고급사용자가 되려면 반드시 익숙해져야 하는 단축키..
아래한글은 도스시절부터의 물건이고 단축키가 아주 충실합니다.
MS워드도 단축키가 꽤 있지만... 두 제품은 근본적으로 시작점이 틀려요.
아래한글은 마우스가 없어도 쓸 수 있는 수준을 목표하는 것이고
MS워드는 윈도 기본 인터페이스 내에서 단축키를 넣을 수 있는 부분만 다 넣은 정도죠...
단축키에 의한 작업속도 차이는 어마어마해서 수십페이지짜리 문서 편집을
하거나 복잡한 표작업을 해보면 차이가 많이 납니다.
특히 표작업이나 스타일작업할때 속도차이가 많이 나죠..
MS워드는 그냥 보고서 쓰라고 있는 프로그램이지요. 그것도 표 안에 딱딱 들어가는 한국식 보고서가 아니라 그냥 줄줄이 써내려가면 되는 미국식 보고서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표 기능이라든지, 그림과 도형의 위치와 크기를 0.1mm 단위까지 정확하게 맞추려면 아래한글이 넘사벽입니다. MS워드는 링크하신 글에도 나오듯이 기본적인 줄 간격도 계산을 못 하는걸요.
아래한글이 욕먹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사의 파일 포맷을 국제적인 표준으로 만들려고 노력한 MS와 달리, 한컴은 포맷 공개에 매우 소극적이었고 그나마 어거지로 공개해 놓은 문서도 거의 쓸모가 없습니다. 타 프로그램에서 열리는 것은 20년이 넘은 버전뿐이고요. 뷰어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긴 하지만, 말 그대로 뷰어이기 때문에 편집은 불가능합니다. MS와 경쟁하려면 hwp 파일을 어디서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연동을 위한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를 직접 만들어서 뿌려도 시원찮을 판인데 땅굴을 파고 그 안에 틀어박혀 있으니 굴 밖에 있는 사람들은 답답할 뿐입니다. 포맷이나 소스를 공개하기가 그렇게 싫으면 학생들에게 헐값에 뿌려서 시장점유율이라도 높이든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래한글을 처음 접하는 경로가 "지원양식을 hwp 파일로 받았는데 이거 어떻게 편집해? 뭐야 ㅅㅂ 이거 돈내야 돼?"라는 점은 100% 한컴의 잘못입니다. 첫인상이 그 따위니까 기능이 아무리 좋아도 짜증을 유발할 수밖에요.
이상, 30년째 아래한글 쓰고 있는 1인의 푸념이었습니다.
P.S. 워드를 흉내낸 리본 도구상자는 가독성이 정말 최악입니다. 그래도 2014 버전까지는 예전의 도구상자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 옵션도 사라졌더라구요? 워드를 따라하려면 제대로 하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