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IT에 관심있는 IT 계열 전공 학부생(비전문가)의 개인적인 의견 입니다. 저는 우선 넷플릭스 - SKB 분쟁에서 넷플릭스의 분쟁에서 당연히 넷플릭스의 편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1. SKB와 넷플릭스의 접속구조. 그리고 SKB가 요구하는 것.
언론 등에 알려진 내용을 종합하면 SKB 사용자가 넷플릭스에 접속하는 구조는 아래와 같은 것으로 보입니다.(어디까지나 언론에 나온 걸 종합해서 한 개인적인 추측입니다.)
"넷플릭스는 일본 도쿄와 홍콩에 OCA를 두고 있다. 도쿄와 홍콩 캐시서버에 미리 업로드해둔 넷플릭스 콘텐츠는 일본, 홍콩과 한국 사이 해저케이블과 SK브로드밴드의 국제 망 전용 회선을 거쳐 SK브로드밴드 국내망을 통해 최종 이용자에게 전달된다. '넷플릭스→일본(홍콩) 통신사→SK브로드밴드→최종 이용자' 순이다."
출처:https://news.nate.com/view/20211108n01761
이것을 기반으로 추측을 해보자면.
SKB - SKB 해외망(당연히 이건 SKB가 임차한 걸겁니다.) - 일본 통신사 - 일본 OCA(오픈커넥트) - 넷플릭스 오리진 서버(아마 미국에 있을 겁니다)
SKB가 요구하는 망 사용료는 SKB - SKB 해외망(당연히 이건 SKB가 임차한 걸겁니다) - 일본 ISP - 일본 OCA 구간, 즉 SKB - 일본 오픈커넥트 구간에 대한 망 사용료로 보여집니다. 당연히 넷플릭스 쪽은 이걸 내야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2. 오픈 커넥트 가지고 주장하는건 개인적으로 넷플릭스의 패착이라고 보여집니다
넷플릭스는 오픈 커넥트가 트래픽을 줄여줄 수 있다고 주장하며, SKB한테 망 사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는 넷플릭스의 패착이라고 보여집니다.
오픈 커넥트는 넷플릭스가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CDN으로, CDN은 CDN-오리진 간의 트래픽을 줄여서 오리진 서버의 부담을 줄이고 오리진에 멀리 떨어져 있는 사용자도 원활한게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물론 CDN을 쓰면 CDN-오리진 간의 트래픽을 줄일 수 있지만, CDN-사용자간의 트래픽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만약 국내에 오픈 커넥트 같은 캐시 서버를 설치하게 된다면? 당연히 비싼 국제망 트래픽은 줄여들고 트래픽의 대부분은 대한민국 국내에서 해결이 됩니다. 그러나 국내에 오픈 커넥트 같은 캐시 서버를 설치해도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통신에 대한 대가를 내는 것이 SKB가 원하는 바일겁니다.
따라서 OCA만으로는 국내 트래픽 감소 효과는 없다는 말 자체는 맞는 말입니다. SKB망은 OCA 앞단에 위치하기 때문입니다. OCA은 CDN으로 보이는데 전술했듯이 CDN은 CDN 뒷단의 트래픽만 줄이는 기술이지 CDN 앞단의 트래픽이 줄지는 않습니다. 인터넷에 연결하는 이상 트래픽이 나오는건 필연적인 일이기 때문에 인터넷을 끊지 않는 이상 트래픽을 완전히 없애는건 불가능합니다. OCA 공홈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국내에서는 OCA가 없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그럼 유플러스가 설치한 넷플릭스 캐시서버는 OCA 앞단에 별도로 설치한 캐시서버로 보입니다. 유플러스는 국내에 캐시 서버를 설치함으로써 국제망 트래픽을 줄일 수 있고 자사 고객한테는 쾌적한 접속 환경을 제공할 수 있으니까 캐시 서버를 설치한 것일겁니다.
결국 넷플릭스는 OCA로 트래픽을 낮출 수 있다는 식으로 계속 주장한다면 2심에서 패할 것으로 보입니다.
3. 넷플릭스는 어떤 식으로 주장해야 하는가?
여기는 제 개인적인 사견입니다. 개인적으로 넷플릭스는 망 이용료 부담을 일본 통신사한테 떠넘겨야 한다고 봅니다.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보면 SKB - SKB 해외망(당연히 이건 SKB가 임차한 걸겁니다) - 일본 통신사 - 일본 OCA(오픈커넥트) 식으로 통신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이는데 SKB랑 직접 연결되는게 아니라 일본 ISP를 거쳐서 SKB로 연결이 되기 때문에 넷플릭스는 SKB 한테 망 사용료를 내야 할 의무는 없다고 개인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넷플릭스는 SKB와 직접적으로 연결이 된 ISP는 일본 ISP이기 때문에 일본 ISP한테 따져라고 일본 ISP 한테 떠넘기는 식으로 망 사용료 지불 의무가 없다고 주장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럼 왜 일본 ISP 한테 떠넘기지 않고 넷플릭스는 오픈 커넥트로 세고 SKB도 일본 ISP한테 말이 없느냐?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를 추측해 보자면 그들 입장에서(SKB 넷플릭스 모두) 일본 ISP가 갑이기 때문이라고 제 개인적으로는 보고 있습니다..즉, 소위 말하는 어른의 사정인거죠.
솔직히 말해서 국내망은 한국이 명백한 우위이지만 국제망은 일본이 우위입니다. 왜? 일본은 1티어 ISP로 분류되는 ISP를 가지고 있지만(NTT 커뮤니케이션이 1티어 ISP 한국은 1티어로 분류되는 ISP가 전무하기 때문입니다. 한중일 삼국중에 애삭하지만 한국만 1티어로 분류되는 ISP가 없습니다. 그 KT도 1티어가 아닌 주로 2티어로 분류되는 ISP입니다.
당연히 SKB고 넷플릭스고 이들의 입장에서는 1티어 ISP가 갑입니다. 국제적 통신에서 1티어 ISP가 관여되지 않을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아마 SKB - 넷플릭스 간 통신에는 1티어 ISP가 관여되어 있을겁니다. 근데 SKB든 넷플릭스든 1티어 ISP에 대들어 봤자 자신들의 비즈니스에 지장이 생길 수 있기에 SKB는 그냥 넷플릭스 한테 돈 내 하고 있는거고, 넷플릭스는 일본 ISP는 넷플릭스 입장에서도 갑이니 그쪽한테 전가하지는 못하겠으니 그냥 단순하게 우리는 망 이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라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냉정하게 말해서 일본과 한국 중에서 일본을 더 중요시 여기고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일본은 국제 통신에서도 동아시아 통신의 중간 경유지 역할을 하는 곳이고(해저케이블 지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아마 적지않은 한국-미국 트래픽이 일본을 거쳐서 미국으로 갈것입니다.) 내수 시장 자체도 크니까요.
4.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 플러스가 간접적으로 망 사용료를 납부하고 있다?
언론들은 디즈니플러스와 애플티비 플러스는 간접적으로 망 사용료를 납부하고 있는데 넷플릭스는 왜 안내냐는 식으로 기사를 냅니다. 디즈니플러스와 애플티비플러스의 경우 자체 CDN을 구축하는 넷플릭스와 달리 아카마이, 패스틀리 등의 CDN 전문 업체한테 컨텐츠 전송을 일임하는 방식입니다. 당연히 CDN 사용비용에는 트래픽 비용이 포함되는 가격이고 CDN 업체는 PoP가 소재한 ISP(한국의 경우에는 통신3사 등의 ISP) 한테 망 이용대가를 지불합니다.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플러스가 간접적으로 망 이용료를 낸다는 것 자체는 맞는 말 입니다.
그러나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 플러스가 전문 CDN 업체를 이용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디즈니플러스를 운영하는 디즈니는 아시다시피 그냥 명백하게 IT 기업이 아닙니다. 미디어 기업이죠. 그들 입장에서는 IT 기술에 투자하는 것 보다 그냥 검증된 외부 업체의 솔루션을 사오는게 더 최선입니다. 당연히 오픈커넥트 같은 자체 CDN을 구축하지 않고 아카마이, 패스틀리 등의 서비스를 사용하는게 더 이득일 겁니다.
애플의 경우는 IT 기업은 맞는데 하드웨어 판매와 그 하드웨어에 돌아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특화된 기업입니다. 구글. 페이스북 그리고 넷플릭스 같은 IT 서비스에 특화된 기업과는 다릅니다. 애플 공홈 주소에 핑을 쏴보면 아카마이(CDN 업계의 터줏대감)로 나옵니다.
여담으로 넷플릭스의 fast.com 사이트는 아카마이 CDN을 씁니다. 물론 실제 속도 측정을 위해서 연결되는 서버는 넷플릭스의 자체 서버이긴 하겠지만요. 당연히 넷플릭스가 자체 서비스에는 오픈커넥트를 버리고 아카마이 등 CDN 전문 업체를 쓰지는 않겠죠. 오픈커넥트에 자기네 특화 기술이 있을 테니까요.
클리앙에서 퍼왔습니다. 내용이 좋아서 퍼왔으며, 해당 글은 반응이 안좋긴 한데 내용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작성자의 정치성향이 문제가 되기(클리앙 주류 정치성향과 맞지 않음) 때문입니다.
SKB 인프라가 도저히 선진국 ISP라고 볼 수 없는 열악한 상태라는 점도 영향이 있을 겁니다. KT, LGU+, 심지어 같은 SK 계열사인 SKT도 가만히 있는데 유독 SKB가 총대를 메고 난리를 떠는 것은 지금까지 유선망 투자를 너무 소홀히 해서 아무리 OCA나 국내 CDN을 써도 도무지 답이 안 나오는 막장 상태이기 때문이겠지요.
모든 통신사는 안티가 있지만, 나무위키만 봐도 SKB는 대기업 계열사 중 압도적으로 부정적인 평가가 많습니다. SKT+SKB 결합할인 신공만 아니었어도 벌써 망했을 회사죠. 지금이라도 망해 준다면 이용자들의 정신건강에 큰 도움이 될 것 같고요.
만약 나름 착실하게 망 투자를 해온 것으로 인정받는 ISP가 넷플릭스에 태클을 걸었다면 여론이 이렇게 나쁘지는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국내에 그런 ISP가 있는지는 의문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