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회원 분리하기 기능을 만들어서 적용한지 대략 3년 즈음 지난 것 같습니다.

이 기능은 회원들에게 모두 잘 이해되고 공유되어 나름대로 사이트 시그니처?가 되었지요.

그래서 회원들이 분리하기 기능을 사용하는 빈도도 꽤 높습니다. 

근데 오늘 사이트에 올라온 글 하나를 소개드리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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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 분리시킨 계정 맞분리 가능하게 해주시면 어떨지요

 

예를 들어 누군가 A라는 닉이 날 분리시켰을 때 나도 그 닉을 분리할 수 있게 날  분리시킨 계정을 익명으로라도 좋으니 정렬하는 탭을 만드는 겁니다.

 

A   닉이 B 닉을 분리시켰을 때 B는 자신을 분리시킨 계정 탭을 클릭 했을 때 익명 1 2 3 등등으로 나열되고 그 목록을 선택해 하나하나 맞분리 시키는 거죠

 

그렇게 하는 이유는 로그인 전에 보이는 글이 있는데 로그인 했을 때 사라진 경우 해당 글을 쓴 자가 자신을 분리시킨 것이고 그때 분리당한 유저는 분리시킨 닉의 게시물을 일반적으로는 볼  방법이 없는데 분리시킨 유저는 분리당한 유저의 글이 흥미있을 경우 분리를 해제 해서 관람한 뒤 다시 분리하는 얌체짓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한번 어떤 닉을 분리하면 분리한 닉이나 당한 닉이나 영원히 해제 불가능하게 설정하는 방법이 있고 분리당한 유저에게 당신을 누군가 분리했는데 (누군지는 알려 줄 수 없지만) 당신도 맞분리 할 수 있다며 공평한 기회를 주는 방법이 있는데 아무래도 후자가 낫겠죠.

 

저는 이 사이트 누구도 분리한 적이 없지만 누군가 날 분리했다는 걸 로그인 전 보이는 게시물로 알았는데 비록 마이너 유저지만 내 게시물을 그 분리한 유저가 해제 후 보고 재분리 할 가능성이 있다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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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이 올라왔더군요.

로그인 전에는 보였는데 로그인하니까 사라졌다 ->

이걸 보면 아시겠지만 이 사이트에선 분리하기를 서버단에서 구현하고 있습니다.

원래 제가 만들었던 최초 버젼은 브라우저에서 처리하는거였는데

제가 사이트 운영을 넘긴 분이 서버단으로 재구현을 하신 상황이죠.

아 제가 이런 것도 고려해서 브라우저에서 만든거였는데.. 아무래도 브라우저 처리는 못믿는 분이 많죠.

작은 사이트라서 서버 부담같은건 문제가 안되겠지만 문제는 로그인을 안하면 분리된 사람이 보이는겁니다.

그랬다가 로그인하면 휙하고 사라지니까... 

그렇게 눈에 확띄면 아무래도 내가 분리당했다는걸 의식해버리니까요.

하여튼 그래서 기분이 상했고 곰곰히 고민해보니까 분리하기를 악용하면

자기 글은 보면서도 분리한 쪽의 글은 나한테 안보여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떠올려서

기분이 상하신 모양입니다.

공평하지가 않다는거죠. 근데 이게 의외로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분리하기는 사실 차단하기보다 훨씬 더 강력한 기능입니다.

개인의 자유를 좀 침해하는 구석이 있죠. 차단을 넘어서 쌍방차단이니까요.

그런데도 회원들이 이 기능을 납득하는건 이게 공평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근데 공평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먼저 분리를 한 사람은 분리를 껐다 켰다 하면서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게 매우 희박한 가능성이라고 해도 감정적으로 납득이 안가는 것도 이해는 됩니다.

원래 가능성이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기분이 중요한거지.

그래서 생각해봤는데 역시 이 회원의 지적은 틀린게 아닌 것 같습니다.

분리 역시 무례할 수 있는 기능이에요.

상대방이 지 맘대로 나를 분리했다 해제했다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쁠 수 있습니다.

이 회원님이 지적하는 것처럼 당신 글에는 관심이 있지만 내 글을 보여주기 싫어서 분리를 하겠다는건

정말 희박한 가능성이겠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분리를 한번 하면 더이상 해제할 수 없게 하던가

아니면 분리를 해제하려면 상대방으로부터 동의를 얻어야 하던가 하는 식으로 바꿀까 생각중입니다.

이렇게 되면 분리는 아주 신중하게 해야만 하겠죠. 

그리고 이 글에는 여러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과잉분리하기로 인해서 회원간의 분쟁이 유발되는 것 같다는 의견이 달리더라구요...

사실 분리당했다고 싸우는건 본 적이 없기는 한데... (애초에 분리하면 싸울 수가 없잖습니까)

그런 댓글 단 사람은 본인이 분리당해서 기분나빴던걸 그냥 돌려서 표현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님 분리당한 사람한테 과잉 감정이입한 것 같기도 하고...

음.. 역시 분리하기가 아무리 이론적으로 공평하다고 해도

그저 [당했다는] 것만으로도 역시 사람은 기분나쁠 수 밖에 없는걸까요...

게다가 분리여부를 의식하게 만드는 로그인 전에는 분리한 사람이 보이는 것도 문제구요.

사실 로그인전에는 분리한 사람이 보이기 때문에 로그인 풀었다 했다를 반복하면

누가 나를 분리했는지 알아낼 수가 있죠... 이게 문제의 근본원인인거 같기도 하고....

라이믹스 버젼은 그 부분은 깔끔하게 처리가 되어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게시판 목록에 나오는 라인 갯수가 달라지니.. 예민한 사람은 의식하겠죠?

그래도 분리하기로 인해서 발생하는 분쟁보다는 막아내는 분쟁이 아마도 더 많을 것이다..

전 이렇게 믿고 싶습니다. 뭐 기술적으로 가능한 점은 보완해서 분쟁을 줄여야겠죠.

분리하기 관해서 쓴소리가 올라온건 오늘이 처음이라.. 약간 충격도 받고 해서 뻘글 써봤습니다.

  • profile

    분리 기능과는 다소 다른 기능이었지만, 예전에 다른 사이트에서 아래와 같이 보완해본 적이 있습니다.

    1. 한 번이라도 차단했던 콘텐츠는 영원히 못 보게 된다는 개념을 사용했습니다. 특정인에 대한 차단을 해제하면 그 사람이 그 후에 작성한 글을 볼 수 있게 될 뿐, 차단 상태에서 작성했던 글은 계속해서 못 보는 상태로 남는다는 뜻입니다. 차단과 해제를 반복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지막으로 해제한 후 작성한 글만 보입니다.

    2. 로그인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중복가입도 어려운 회원전용 사이트였기에 좀더 효과가 좋았습니다. 비회원에게 콘텐츠가 노출되는 사이트라도 로그인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닉네임 등 일부 정보가 보이지 않도록 할 수 있겠습니다.

  • profile ?
    신기한 기능이군요.. 저런 기능이 왜 필요로 했을지 상상조차 안가는걸요...
    차단한 기간 동안에 작성된 글은 나중에도 보기 싫다라...
    아.. 웬지 그 기분 조금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고...
    서로 화해하고 차단 푸는 경우 같은걸까요?
    옛날 일은 묻어두고 다시 보기 싫다는 식의....
  • ? profile
    아뇨, 그냥 껐다켰다하면서 상대방을 확인하려는 시도를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 profile ?
    기존의 차단이라면 차단/해제를 반복한다한들 별 상관이 없었을텐데
    그것조차 불이익을 주려고 하다니...
    거기 주인장은 차단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인 입장이었나보군요.
    [차단 기능 만들어는 두는데 웬만하면 쓰지는 말아라] 뭐 이런 의도가 강하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