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전에 집에서 파프리카 썰때 칼이 잘 안들어 조금 힘주어 썰다
실수로 손톱을 베었어요.
그 순간 화들짝 놀라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얼른 손을 내뺐는데도
크게 다친거처럼 피가 멈추지 않고 계속 철철 넘쳐흘러내렸어요.
이런 경우 처음 겪어 은근히 긴장되었어요.
그나마 식칼이 아주 오래 되어 무딘게 천만다행이였어요.
피가 멈추지 않아 자전거 타고 집근처 병원에 달려갔는데
의사가 손톱 상태를 보고 혈관이 끊어져 쪼매야 한다고
붕대로 감아주며 빨리 당장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가라는거였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너무 기가 막혔어요.
제가 연로하신 엄마 모시고 둘이 사는데 서울대병원에
주기적으로 뇌신경과에 엄마 모시고 다니고 있지만
나이 들어서 서울대병원에 한번도 직접 진찰받은 적 없는데...
그런 큰 병원은 큰 병에 걸렸을때나 가는걸로 알았는데
겨우 손톱 하나때문에 응급실로 당장 가야 하다니
참으로 기가 찼어요.
추운 겨울날 밖에서 택시를 잡으려는데 택시가 너무 안와
발을 동동 굴렀네요. 택시가 하도 안와 어쩔 수 없이 119에
도움을 청했는데 잠시 기다리자 119 구급대원이 와서
집근처에 있는 분당 서울대병원에 절 무사히 데려다 줬어요.
그때 119 구급대원이 얼마나 고맙던지...
119에서 제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119 구급대원님들 너무 수고 많으시고 정말 고맙습니다."
겨우 손톱 하나때문에 119 구급차 타고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진찰받고 치료받았는데 검지 왼손가락 손톱 반이 빠져나간걸
그때서야 알았네요.
치료하면서 난생 처음으로 파상풍 주사 맞았어요.
파상풍 주사 맞은건 5년은 간다면서 앞으로 5년안에
다시 또 다치거나 해서 다른 병원에 가면 파상풍 주사 맞았다는걸
반드시 알리라고 하네요.
다친 왼손가락을 한 손으로 꽉 움켜쥐고 지혈한채 한손을
위로 향하게 들고 있었는데 피가 많이 날땐 다친 부분을
반드시 심장위치 위로 향하게 해줘야 한다는걸
그때 처음으로 확실하게 알았어요.
한참 지혈한후 손톱을 살펴보니 다행히 피가 멈췄어요.
응급실 의사가 혈관이 손톱 깊숙히까지 끊어진게 아니라
위에 살짝 끊어진거라 이런건 손톱이 자라면
다 나으니까 괜찮다했어요.
그 말 듣는 순간 긴장이 풀리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네요.
보름후 다친 손톱이 많이 아물었고 두달이 다된 설날때쯤
손톱이 다 자랐어요. 그후 저는 만사에 매우 조심하고 있어요.
다른 분들도 모두 이것저것 조심하시고
차를 몰고 다니시는 분들은 특히 운전조심하시구요.
그 누구라도 다치거나 아파서
119 구급차 타고 다니는 일 없기 바라며
모두가 무사무탈하게 잘 지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