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11에서 WSL을 처음으로 설치해서 써봤습니다.
WSL은 윈10부터도 사용이 가능했지만 웬지 거부감이 들어서 사용을 안하고 있었습니다.
왜냐면 리눅스에선 아무래도 이것저것 삽질을 자주 하게 되는데
내 컴퓨터에 그런 삽질의 흔적이 영구적으로 남는게 싫었기 때문입니다.
가상머신을 쓰면 쉽게 롤백도 되고, 다시 만들기도 쉽고, 여러개 띄우기도 쉽고
WSL따위 쓸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을 했었죠...
WSA(안드로이드)를 깔려고 테스트하다가 그냥 겸사겸사 같이 깔아버린 WSL이
의외로 맘에 드는군요.
일단 탐색기에 파일시스템이 같이 보인다는거... 이거 의외의 장점이었습니다.
파일 교환이 극적으로 쉬워지는군요....
그리고 별거 아닌 차이같지만... SSH를 통해서 접속해놓거나 가상머신에
터미널 화면 띄워놓고 조작할 때는 아무래도 뭔가 나와 유리된 느낌?
한겹 벽이 느껴지는 그런 기분이었는데 WSL은 로컬에서 돌고 있다
내 눈앞의 컴퓨터에서 리눅스가 돌고 있다는 그런 묘한 느낌이 드는군요.
제가 옛날에 도스 쓸 적에는 컴맨드라인 환경 꾸미는데 많이 집착했었거든요?
4dos같은 것도 열심히 공부하고 안시코드로 프롬프트도 예쁘게 꾸미고....
근데 리눅스는 영 그런거에 집착하지 않게 되더라구요.
서버니까.. 내 컴퓨터가 아니니까.. 자주 안쓰니까.. 구지 꾸미고 가꾸는데 집착하지 않게 된달까요...
예전에 Midnight Commander 환경을 아무 세심하게 제 스타일로 꾸민 적이 있었습니다.
단축키도 죄다 바꾸고 연결 프로그램 설정같은거 기타등등 아주 세심하게 꾸몄는데...
그래봤자 원격서버에 해둔 설정.. 파일 복사 해놓기는 해놨지만 또 다시 리눅스 깔았을때
일일이 설정파일 다시 복사하기도 귀찮고.. 그래서 걍 포기해버렸죠...
근데 WSL은.. 내 컴퓨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네요....
저도 데스크탑에 리눅스를 깔아서 윈도우를 버리고 아예 리눅스 환경에서 살아볼까 하는
생각을 안해봤던건 아닌데 intelliJ와 크롬이 잘 돌아서 그럭저럭 가능은 하지만
그래도 소소한 불편함이 너무 커서 도저히 못버티겠더라구요....
근데 윈도우와 리눅스가 이렇게 결합되어 있으니까... 리눅스를 내 컴퓨터라는 느낌으로
꾸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리적으로 말이죠...
리눅스 터미널을 보고 있으니까... 옛날 도스 컴맨드 라인을 보고 있던 기분이 다시 나네요...
이런 기분을 대체 몇년만에 느껴보는건지...
맥북에서 컴맨드라인 꾸미는거 보면 아주 화려하던데 WSL도 그정도로 꾸밀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