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104061128Y
구글이 안드로이드에 자바 API를 적용한 것을 두고 자바의 저작권을 가진 오라클이 소송을 걸어서 10년이나 엎치락뒤치락하며 이어져 온 싸움이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마침내 구글의 6:2 완승으로 끝났습니다. 백억 달러대의 배상금을 요구하던 오라클은 10년간 변호사 비용으로 대체 얼마를 썼을지...
두 대기업의 헤비급 매치에 그냥 팝콘을 먹으며 관전하던 사람들도 많고, 우리나라에서는 같은 시기에 터졌던 애플과 삼성의 저작권 분쟁 때문에 다소 묻힌 감이 있습니다만, 전세계의 S/W 스타트업들과 오픈소스 개발자들에게는 어마어마한 희소식입니다. 구글이 좋아서가 아니라... 상용 프로그램의 코드를 왕창 베낀 것이 아니고 외적인 호환성만 유지한 채 내부적으로 완전히 새로 구현했다면 저작권법이 허용하는 "공정 이용"(또는 공정 사용, fair use)에 해당한다는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바 API와 호환되는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거액의 배상금을 내라고 했다면, 대기업 제품과 호환되는 저렴한 (또는 무료) 대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스타트업이나 오픈소스 개발자들도 줄줄이 소송을 당했을 것입니다. 법원 결정이 몇 시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일각에서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역사상 가장 중요한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이유입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이후 수십 년간 하급 법원의 사건 처리는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끼치곤 합니다. 저작권은 보호받아야겠지만, 저작권을 빌미로 다른 사람이나 회사의 성공에 편승하려고 하거나 일반인을 등쳐먹으려고 하는 시도들이 앞으로는 조금 줄어들면 좋겠습니다. (전에는 별 말 없던 사람들이 누가 좀 잘 나가는 것 같으면 갑자기 억지시비를 걸곤 하죠. 의도가 너무 뻔하잖아요?) 서로 호환되는 프로그램들이 더 많이, 더 다양하게 만들어져서 소비자의 선택권도 늘어나고 가격 경쟁도 더 치열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P.S. 자바가 딱히 베끼고 싶을 만큼 아름답거나 창의적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라고 연방대법원 판사가 공식적으로 디스하는 바람에 자바 문법 더럽다고 주장하던 많은 사람들이 희열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판사도 참 극한직업이죠? 자바 소스를 읽느라 어지간히도 머리아팠나 봅니다. ㅋㅋㅋ
C#쓰던 사람들도 자바를 쓰다보면 문법이 더럽다고.. 욕하시더라고요..
실제 현직 C#에서 java으로 어쩔수 없이 넘어가서 프로그래밍 하시는 분들도 다 똑같은 말씀하시는데 뭔가 발전이 매번 느려서 안타까운 언어인 것 같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