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cky Linux에 대해 설명하기 전, 먼저 RHEL 클론으로 시작했던 CentOS가 무엇이고 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간략히 짚어보겠습니다.(사실 위키백과 같은데 이미 잘 정리되어 있긴 합니다만... 얕은 지식으로 쓰는 글이라 틀린게 있을수 있습니다)
RHEL은 레드햇에서 개발하고 유료로 제공하는 리눅스 배포판입니다. 3 버전까지는 같은 회사에서 배포하는 Red Hat Linux를 기반으로 하나 4 버전부터는 별도로 공개하는 Fedora라는 배포판을 기반으로 합니다. 리눅스 배포판이니 라이선스 역시 GPL이고, GPL 특성상 라이선스만 지킨다면 재배포를 막을수 없으므로, RHEL을 구입한 소비자가 소스코드를 이용 똑같은 배포판을 만들어 배포할수도 있습니다.
CentOS(Community Enterprise OS의 약자입니다)는 바로 이 점을 이용한 리눅스 배포판으로, RHEL에서 레드햇이 저작권을 가진 로고, 명칭 등을 제거한 뒤 재배포해 왔습니다. 물론 이 작업은 만만치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고, 2014년 즈음에는 레드햇과 직접적인 협력관계를 맺기에 이릅니다.
2019년에는 CentOS 8 Stream이 공개되었는데 이는 다음 RHEL 버전을 기반으로 하는, Rawhide과 RHEL의 중간 버전쯤 되는 것으로 볼수 있습니다. 당시에도 CentOS 8이 없어지는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던것 같은데, 당시에는 두 버전 모두 계속 유지보수하겠다고 발표해서 큰 논란 없이 넘어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두 안정버전을 동시에 관리한다는건 사실 리소스 낭비에 가까웠고(Stream 버전도 어쨌건 차기 RHEL 버전이니만큼 어느정도 안정화된 버전으로 볼수 있습니다) 결국 1년뒤 CentOS Linux 8 버전 지원기간을 2021년 12월로 축소하고 Stream 버전에 집중하겠다는 발표를 합니다. 이후 CentOS Linux 9 버전 역시 출시되지 않을 것이라 발표한건 덤이고요.
당연히 기존 CentOS 8 Linux 사용자는 반발합니다. CentOS 8 Stream 버전이 안정적인지 여부는 둘째치고 원래 2029년까지였던 지원기간이 2021년으로, CentOS 7의 2024년보다도 작아졌으니까요. 하지만 제 추측엔 이 결정을 무르거나 지원기간을 연장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것 같습니다. Stream 버전 역시 다음버전이 나왔다고 바로 지원중단되는게 아닌데, 만일 이대로 CentOS Linux의 지원을 유지했다간 언젠가는 동시에 4개의 안정버전을 관리해야 하는 순간이 오기 때문입니다.
어쨌건 RHEL 소스코드는 여전히 GPL이므로 다시 클론버전을 만드는것도 가능하였고(FAQ에도 새로 클론버전을 만드는 것을 터치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에 CentOS 설립자 중 하나인 Gregory Kurtzer가 새로 클론버전을 만들기 위해 사람을 모집하고 있는 것이 Rocky Linux입니다. 아직 초기 단계라 결과물은 없지만, 아마 내년 정도에는 실제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는 https://rockylinux.org/ 입니다.(아직 별 내용은 없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CentOS 개발팀(을 소유한 레드햇(을 소유한 IBM))이 PR을 잘못해서 불필요한 노이즈를 일으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덩치큰 회사가 커뮤니티(CentOS의 C = Community입니다)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병크를 저지르는 전형적인 사례가 아닐지...
둘째칠 사안이 아니지요. 현실적으로 서버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1) CentOS 8을 Stream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가? 2) Stream은 얼마나 안정적인가? 3) Stream이 장기적으로 지원될 것인가? 이런 것들입니다.
만약 CentOS 8에서 평소처럼 업데이트하여 자연스럽게 Stream으로 넘어갈 수 있고, Stream이 2029년 이후까지 꾸준히 지원된다면 CentOS 8의 지원기간이 짧아졌다는 점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RHEL 8 버전과 100% 동일한 소스코드를 기반으로 컴파일된 운영체제!!! 라는 점에 집착하는 사람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의 CentOS 유저들은 RHEL 근처에 가본 적도 없고 그냥 rpm 기반의 안정적인 운영체제를 원할 뿐입니다.
"2022년부터 CentOS 8은 RHEL과 동일한 소스코드임을 보장하지 않고, 좀더 최신 버전의 패키지를 제공하겠습니다." 라고 발표했다면 훨씬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었을 것이고 심지어 반기는 사람도 있었을 텐데 안타깝네요. EPEL을 유지관리하는 실력을보면 Stream의 안정성도 충분히 PR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가뜩이나 아마존과 오라클 등의 공룡들이 CentOS와 유사한 배포판을 만들어서 시장을 쪼개고 있는 판에 개인이 만든 클론까지 난무하게 되면 유저 입장에서는 몇몇 패키지가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그 덕에 반사이익을 보는 것은 데비안과 우분투겠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