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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입원 경험기

 

최근 무릎 관절 염증 세척 수술로 인해 17일동안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병원 입원은 여러 가지로 힘들고 괴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병도 견딜만했습니다. 수술도 견딜만했습니다. 진짜 저를 괴롭혔던건 입원생활이었습니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병원 입원 생활에 관한 좋은 정보는 정말 찾기 힘듭니다.

제 글이 이후 혹시 입원할 계획이 있는 분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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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은 절대 친절하고 쾌적한 공간이 아닙니다.

사실 병원 의사와 의료진들의 편의성을 위해서 환자들에게 굉장한 인내와 고통을 강요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우리나라 의료비 수준 보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들기도 하지만요)

제가 입원했던 병원은 그냥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지역거점병원이었지만 설사 이보다 더 좋은 병원으로 간다고 하셔도 아마 입원 경험에 있어서는 대동소이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1) 프라이버시와 시간 흐름의 인지

 

(이 문제는 4인실 이상의 다인실에서만 발생합니다)

 

병실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며 온갖 이야기를 하고 사방에서 24시간 기침과 토하는 소리가 납니다. 즉 프라이버시라는게 전혀 없는 공간입니다.

그나마 제가 갔던 병원은 8인실이지만 그 안에서 다시 금속으로 된 작은 방처럼 침상별로 완전히 공간을 쪼개서 꽤 프라이버시가 좋은 편인데도 그랬습니다. 침상들을 커튼 한 장으로 막아놓은 곳은 더더욱 심하겠죠.

몸 컨디션이 정상이고 하루 이틀 정도면 누구든 무리 없이 견딜 수 있을겁니다. 그러나 수술전 검사를 포함해서 수술 받은 직후 몸 컨디션이 최악인채로 병원 생활 5일차 정도가 되면 그 스트레스의 크기는 정말 상상을 초월합니다.

특히 다인실은 창문이 없습니다. (라기보단 창문쪽 자리를 차지한 붙박이 환자 외엔 창문이 보이질 않음) 즉 현재 시간도 알 수 없고 날씨도 알 수 없고 시간의 흐름을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창문 없는 고시원 방과도 비슷합니다. 게다가 입원중에는 낮에도 수시로 자고 일어나게 되기 때문에 낮과 밤이 뒤바뀐 정도가 아니라 낮도 밤도 없는 그런 생활을 하게 됩니다.

자고 일어났을 때 지금이 밤인지 낮인지는 둘째치고 내가 몇시간을 자고 일어났는지 잠을 제대로 자기는 한건지조차 알 수 없게 됩니다. 여기에 고열과 산소 중독이 첨가되어 약간 더 심해지면 24시간 환각을 본다거나 밤에 악몽을 꾸고서 발광하는 건 덤이죠.

 

(2) 체온 유지의 문제

 

수술을 받게 되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의 미열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상태가 나빠지면 미열이 고열이 되기도 하죠.

그러므로 체온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병원은 이 체온 유지를 제대로 하는데 있어서 정말 환경이 열악합니다.

이유는 다양합니다.

 

1) 환자복, 비개/매트커버등의 땀 흡수성이 최악이다

솔직히 비닐을 그냥 입고 다니는 느낌입니다. 몸에 땀이 났을 경우 이 땀을 환자복이 흡수해서 다시 발한시켜주리라는 기대는 전혀 하면 안됩니다. 땀이 나면 벗어야 합니다.

일단 몸에 땀이 나기 시작하면 컨디션이 망가지는 것까지는 순식간입니다. 환자복을 벗어도 목뒤, 등이나 엉덩이 같은 곳은 열과 땀으로 짓뭉개지죠.

입원생활 중에 첫날 입원하며 입었던 골프웨어를 잠깐 꺼내서 입었었는데 그때의 쾌적함이 정말 잊혀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땀을 잔뜩 흘렸는데 그걸 다 흡수했고 또 다 말려서 금새 뽀송뽀송해졌죠. 병원 환자복은 갖다 버려야할 쓰레기입니다.

 

2) 외부 온도 조절이 불가능하다

춥거나 덥다고 느낄 때 가장 쉬운건 외부 온도를 조절하는겁니다. 에어콘을 ON/OFF하거나 난방을 ON/OFF하거나 창문을 열거나 뭐 방법은 많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다인실에서 그런건 불가능합니다.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그걸 혼자서 버텨야 합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가장 골치아프다고 생각하는게 에어콘 바람을 직빵으로 맞는겁니다. 천장에 달린 커다란 시스템 에어콘의 냉방풍은 정말 강력합니다. 그런 바람에 신체 일부라도 직접 노출되면 정말 춥습니다. 다들 덥다고 해서 에어콘을 켠거니까 그런걸 끄자고 할 수도 없고...

 

3) 병원 이불은 한가지 종류 밖에 없습니다.

 

병원에는 이불이 그렇게 다양하게 있질 않습니다.

환자복과 마찬가지로 마치 비닐로 만든 것처럼 뻣뻣하고 무겁고 땀흡수성은 제로에 가까운 이불밖에 없습니다. 겨울엔 어떨지 모르겠는데 겨울 이외에 이 이불을 덮으면 순식간에 땀범벅이 될거라는건 장담할 수 있습니다.

 

(3) 수액과 오줌의 문제

 

저는 수액을 무지무지하게 싫어합니다.

우선 이것 때문에 수시로 혈관에 구멍을 뚫어대서 입원기간이 조금만 길어져도 사람 팔뚝을 걸레처럼 만들어버린다는 점.

거치적거리는 수액관 때문에 활동성에 큰 제약이 생기며 이게 환자를 더더욱 침상에 누워있기만을 강요한다는 점. (침상에서 한번 일어나 움직이기 위해선 간병인+나름의 각오가 필요하게 됨)

가끔 실수로 수액이 대량으로 혈액에 흘러들어가게 되면 컨디션 최악 예약이라는 점.

이런 것들도 수액을 싫어하는 이유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수액 때문에 오줌이 마렵다는겁니다.

몸 컨디션이 정상이면야 오줌 좀 마려운게 뭔 문제겠습니까.

그러나 저처럼 관절수술 받으러 입원한 환자한테 오줌이 마렵다는건 정말 생사를 건 문제나 다름없습니다.

낮에는 뭐 어떻게 없는 힘을 쥐어짜서 화장실 한번 다녀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다가 오줌이 마려우면요?

제가 관절 때문에 2번 병원에 입원했었는데 안타깝게도 두 번 다 못참고 오줌 쌌습니다.

수액 맞기 싫다고 발광을 했는데도 병원에선 일체의 예외가 없더군요.

오줌 싸면 어떻게 되는지 아십니까? 이 병신같은 환자복이 액체를 전혀 흡수 못한다는건 이미 말씀드렸죠? 조르르 흘러서 엉덩이와 등까지... 재수없으면 목에서까지 오줌을 느낄 수 있을겁니다. 등에서 축축한 오줌을 느끼면서 잠이란걸 잘 수 있을 것 같으세요?

그 시점에서 컨디션은 하늘나라로 가는게 예약된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밤새 한숨도 못자고 다음날부터 엄청난 고열에 시달리게 될겁니다.

 

(4) 변비의 문제

 

저는 소화기관이 나름 튼튼한 사람입니다. 아무리 컨디션이 안좋아도 밥은 맛있게 먹을 수 있고 평생 소화기관쪽에서 문제가 있었던 적도 없었고 그래서 제가 이런 류의 문제가 발생할거라곤 생각도 할 수 없었습니다.

문제의 시작은 단순했습니다. 몸도 아프고 일어나 앉으려고 하면 너무 불편한 자세만 나오고 그냥 웬만하면 누워서 적당한거 몇 개 주워먹는 식으로 식사를 때웠습니다. 밥먹고서도 구지 일어나 앉지도 않았죠. 그냥 누워있는채로 다 해결했습니다. 기왕 병원 들어온 김에 살이라도 좀 빠졌으면 하는 바램도 약간 섞어서 말이죠..

근데 이게 심각한 변비 문제를 일으키더군요. 고작 일주일 정도로 장이 틀어막혀버린겁니다.

뭐 결국 관장해서 뚫기는 했습니다만... 컨디션이 최악인 상태에서 변비 문제까지 생기니까 정말 곤란하더군요. 컨디션 회복을 위해선 충분한 식사가 필요한데 장은 틀어막히고 심지어 토하기까지 하는 상황이 되니까 무서워서 뭘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음료수/우유로만 때웠죠. 그러다나 한밤중에 자다가 토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자다가 갑자기 토해서 기도가 막혀서 컥컥거리면서 발광을 하니까 이머전시랍시고 막 달려들던데.. .. 저 자신의 문제이긴 했습니다만 정말 꼴불견이더군요.

다음날 바로 관장하긴 했는데.. 관장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 최우선적으로 바로 즉시 관장하십시오. 병원에선 그냥 관장하면 다 해결된다는 식으로 간단하게 말할뿐 관장 자체를 적극적으로 권유하진 않아요. 그래서 이게 급한 상황이 아닌걸로 착각하면 저처럼 됩니다.

 

해결의 장

 

이렇게 이번 입원생활에서 저를 괴롭혔던 요소들을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이런 복합적인 요소로 인해서 제가 원래 입원했던 수술과는 전혀 다른 이유로 2주 정도 엄청난 고통을 받고 왔습니다.

도저히 자세히는 설명못할 좀더 개인적인 부분의 괴로움도 있었고...

간단히 말하면 관장 직후 섬망증에 의한 착각으로 호흡곤란에 빠져서 죽는줄 알았습니다...

관장과정에서 입쪽으로도 토하면서 토사물이 넘쳐서 기관을 막고 있다고 착각한거죠.

 

하지만 이건 전부 다 제가 무식하고 준비가 모자랐기 때문에 발생한 일입니다.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이런 글을 제가 한번이라도 미리 읽어봤다면 절대 이런 고통은 없었을겁니다.

 

 

일단 해결책은 단순합니다.

 

1인실을 쓰세요!!

1인실이 괜히 돈값을 하는게 아닙니다.

 

1인실을 쓰면 프라이버시 스트레스도 사라지고 체온조절도 매우 쉬워집니다. 내맘대로 에어콘을 껐다 켤 수 있게 되니까요. 커다란 창문 너머로 현재 시간과 날씨를 보면서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고 필요하면 언제든 조용한 명상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죠.

저도 모든게 악화되어가는 와중에 극적으로 다시 회복상태로 돌아오기 시작한게 한밤중에 토하고서 난리를 친 다음에 1인실로 보내달라고 하고나서부터입니다.

제가 돈 생각해서 1인실로 옮길 생각을 안했다면 제 상태는 더더욱 안좋아지기만 했을 것이며 어디까지 갔을 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1인실은 좀 비쌉니다.

(저도 실비보험은 있습니다만 통풍은 실비보험 예외거든요.)

그러니 무조건 처음부터 1인실을 쓰기보단 적당하게 쓰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2인실은 1인실보다 모든 면에서 조금씩 못하지만 그래도 8인실같은 다인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쾌적함을 보여주는데 돈 차이는 굉장히 큽니다.

1인실:16만원 2인실:4만몇천원..?

 

지금의 제가 제 입원생활을 다시 계획한다면

 

1) 일단 수술 전까지는 그냥 8인실에 있는다

2) 수술 직후에는 1인실로 간다 (수술 직후의 컨디션에서 1인실의 쾌적함은 매우 필요하다)

3) 수술후 어느 정도 회복이 되면 (3일 정도) 2인실로 간다

 

이정도로 최적화하면 어떨까 싶네요.

 

그리고 체온 조절의 문제에 대해서 조언드리자면

환자복 하의는 그렇다 치고 환자복 상의는 그냥 안입는다고 생각하세요.

집에서 발한성 좋은 셔츠 몇 개 챙겨가서 입는게 좋을겁니다.

비개하고 가벼운 이불도 챙겨가시면 좋고...

뭐 결국 병원에서 주는건 그냥 하나도 믿지 말라는 얘깁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선풍기를 하나 챙겨가세요. 큰거 말고 책상용 작은 사이즈같은거...

(자바라같은거 달려있음 더 좋고)

왜 병원에선 환자들 침상에 개인 선풍기를 안달아주는지 모르겠습니다.

커다란 시스템 에어콘 하나보단 차라리 개인 선풍기 쪽이 전체적으로 더 쾌적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리고 수액으로 인한 오줌 문제는 의외로 간단하게 해결 가능합니다.

개인 오줌통을 쓰면 됩니다... 이게 미리 처음부터 오줌문제가 걱정된다고 말하면 이런게 있다고 추천해주는데 저처럼 아무말도 안하고 꾹 참고 있으면 저처럼 되는겁니다. 오줌통 하나 사시면 됩니다. 병원에서 팔아요.

 

마지막으로 변비 문제는... 절대로 식사 누워서 하지 마시고 식사 후에도 일정 시간 앉아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괴로워도요!!! 수술하고 아프다고 누워서 가만히만 있으면 지옥으로 갑니다.

 

해결이랍시고 몇글자 써놨는데 참 별거 아닌 것들이네요.

 

1) 컨디션이 안좋을때는 1(2)인실을 쓴다

2) 오줌통을 쓴다

3) 개인 이불/피복류 준비 (가능하다면 개인 선풍기도 준비)

4) 아무리 괴롭고 힘들어도 무조건 앉아서 밥먹고 일정 시간 이상 앉아있거나 활동한다.

 

이 기본들을 못지켜서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제발 저같은 바보가 다시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 옆에서 괜히 쓸데없이 같이 고통받은 제 와이프한테 미안할 뿐입니다.

여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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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하나도 가입된게 없어서

다른 곳에 글을 올릴 수가 없네요.

가급적 많은 분들한테 글을 보이고 싶은데...

혹시 괜찮으시다면 다른 사이트에도 올려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너무 간단한 것들인데... 저런 것들의 중요함을 몰라서 이 고생을 했다는게

너무 억울하네요.

  • profile
    저는 4년전에 담결석으로 인해 중대병원에서 복강경으로 담낭제거수술을 하고 2주동안 3인실에 입원한적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아니 태어나 처음으로 병원에 입원한 경험이었는데 워낙에 조용한걸 좋아하는 저라 3인실도 솔직히 많이 불편했어요. 면회오러 우루루 몰려와 떠들고 티비는 트로트뽕짝 채널로 틀어 놓고 ... ... 제가 수술 후 5일동안 몸속에 가스를 배출하지 못해서 수술후 식사도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렇게 떠들고 티비 크게 틀고 하니 정말 정신이 나가버릴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다행인게 3인실에서 한명은 6인실로 옮기고 다른 그 무리지어 면회오는 그 환자는 퇴원하는 바람에 제가 혼자 3인실을 독실로 쓰게 되었어요. 가스 배출하고 병원에서 나오는 밥도 꽤 맛있었고 [메뉴를 환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그렇게 퇴원할 무렵 맹장제거수술을 한 꼬마가 입원하여 제가 퇴원할 때까지 조용히 있었던 적이 있네요. 병원마다 실정이나 병실관리 이런것들이 다를 수 있지만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건 환자들의 인식이 중요한거 같아요. 우리가 흔히 배려심이라는걸 늘 입에 달고 있지만 정말이지 배려라는 개념이 몸에 밸까진 한참 멀었다고 생각해요.
  • ?
    병원생활 힘듭니다...아들 녀석이 잠복고환이라... 수술만 2번 받았습니다..입원기간은 2박3일...정도 였는데... 병원이란곳...
    없던 병도 생길것 같은...그런 곳이란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