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 몸에서도 냄새가 납니다. 흡연자라 담배피고 나면 손과 몸에서 냄새가 나는데 ... 그래서 1년 담배를 끊었다가
제가 하고 있는 일이 바닥을 헤매고 있는 수준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핑계이지만 담배를 다시 피게 되었는데요.
중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저는 기숙사가 아닌 학교 부근에 아파트를 월세로 살았습니다. 그때만 해도 외국인은 중국인
아파트에 세를 들 수 없었고 심지어 중국공안들이 검문하기도 했었어요. [주로 임시거주증 같은걸 제시하라고 문
두드리고 그랬어요. 그때마다 인기척을 내지 않고 공안들이 가기를 기다렸죠]
중국인들의 아파트에 살면서 느낀건 아침 저녁으로 냄새가 났는데 중국인들의 음식 특성상 기름에 지지고 볶고 튀기고
하는것이다보니 한국에선 도저히 맡을 수 없는, 음 물론 지금도 전 번데기 삶는 냄새를 맡으면 헛구역질 하곤 합니다만
암튼 그런 냄새가 나서 처음엔 창문이고 뭐고 꽁 꽁 닫고 살았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는 몰라도 어느순간 그 음식하는
냄새가 싫지도 좋지도 않은 그냥 음식냄새로 머리속에 자리를 잡더라구요.
중국인들의 음식에는 향신료도 많이 들어갑니다. 한국에 중국반점이나 중국집에서는 절때 찾을 수 없는 향신료들을
중국 가정집에서는 일상적으로 조미료로 사용하거든요. 한국에서도 계피를 향신료로 사용하고 있지만 중국에선 가장
기본적인 조미료중에 하나입니다. 그리고 특히 십삼향이란 조미료가 있는데 색깔은 얼핏보면 옛날 쥐 잡을 때 사용하
는 분말같은 색깔이고 열세가지 향이라는 이름답게 아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냄새를 뿜뿜합니다.
얼핏 맡아보면 한약같은 냄새 나기도 하고 물에 타면 물이 사극에서 나오는 사약같은 색깔로 변합니다.
허나 중국인 가정집엔 필수 향신료이고 대개 육류를 삶을 때 특유의 냄새를 빼기 위해 넣는다고 합니다.
이런 중국 특유의 향신료가 중국인들의 몸에 배어서 마치 한국인들의 몸에서 김치냄새 혹은 마늘냄새가 난다고 하는
것처럼 아마 그런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하나, 요즘은 중국 대부분의 큰 도시마다 도시가스가 되어 있거나 혹은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보일러 시스템
이 있어 중국인들도 샤워를 자주하게 되는 편인데 제가 중국에 있을 때만 해도 월세방을 구할 때 꼭 확인해야 하는것
은 샤워기가 있냐 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골목마다 대중목욕탕이 많이 있었는데 왠지 잘 안 씻는것 같았어요.
2010년에 상하이에서 파견근무로 1년정도 있었는데 어느날 급하게 택시를 잡아 탔는데 그냥 앞 조수석에 앉았다가
저 거짓말 아니고 택시안에서 홀애비냄새가 진동을 해서 부랴부랴 창문을 열었던적이 있었어요. 여름이라 다행이지
만약 겨울이었다면 창문열고 찬 바람 맞으면서,아니... 아마 택시기사가 창문 못열게 했을지도 몰라요.
중국친구한테 진지하게 물었어요. 왜 중국인들의 몸에서 냄새가 심하게 나냐? 중국친구도 인정을 하더라구요.
중국은 예로부터 물이 귀했고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물도 한정되어 있다 보니 자연히 잘 안 씻게 된것 같다. 심지어
영화에서도 시집가는 딸아이를 위해 당나귀를 타고 물 구하러 산 두개를 넘어 갔다 돌아 오는 길에 실수로 물통을 뒤
엎어 버려 망연자실하며 바닥에 주저앉아 우는 아버지의 부애를 묘사한 장면도 있다. 그리고 티벳고원에 사는 소수민
족- 장족[티벳고원 원주민]은 일생에 태어나서 한번, 결혼할 때 한번 딱 두번 목욕을 한다 ... ...
친구의 말을 듣고 어느정도 이해를 하려고 했으나 요즘같은 때에도 심심찮게 중국을 놀러 가면 맡게 되는 중국인들의
특유의 냄새 ... 과연 샤워를 안해서 나는 냄새인지 아니면 그 특유의 향신료가 몸에 배어서 나는 냄새인지 ...
아직도 감을 못 잡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