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도 지나가고 어느새 무더운 여름이 성큼 다가왔네요.
세월이 유수와 같이 정말 빨라요.
어제 저의 엄마 49제였는데 탈상하고나니 조금은 홀가분해졌어요.
오랜 세월 엄마와 둘이 함께 살아왔는데 엄마가 갑자기
이 세상에 안계시니까 아직도 가슴이 너무너무 허전하네요.
엄마가 보고싶은데 이젠 보고싶어도 볼 수가 없어
저도 모르게 가끔 눈물이 나곤 했어요.
요즘 집근처 분당 탄천에 가끔 자전거 타러 나가곤 하는데
자전거 몰고 나갈때마다 엄마가 항상 조심하라고 그러셨는데
이젠 그런 말을 들을 수가 없네요.
집근처에 나가기만 해도 엄마가 걱정하며 절 기다리셨는데
이젠 절 기다리는 엄마가 안계시네요.
막내인 저를 그토록 가장 아껴주시던 엄마가
한줌의 재가 되어버렸을때 어찌나 슬프던지
그 순간부터 저는 마치 우주속 미아가 된 듯 했어요.
제 몸이 살아도 산거 같지 않고
맨날 허공에 붕 뜬 그런 기분이였어요.
저는 아직도 꿈을 꾸는 것만 같아요.
어쩌면 꿈속에서 사는거 같기도 하고...
그것이 인생인거 같기도 하고...
가족들을 비롯해 주윗사람들은 절 보고 90세인 엄마를
그동안 잘 모셨고 저로선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곤 했지만
엄마 살아계실때 좀더 잘해드리지 못한게
어찌나 후회스럽고 맘 아프던지...
이젠 후회해도 소용없으니 짙은 슬픔만 남아있네요.
엄마가 비오는 새벽에 돌아가셨는데
비오는 날이면 저도 모르게 엄마 생각이 더욱 간절하고
이젠 엄마의 잔소리마져 그립네요.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이젠 서서히 힘내기 시작해
텅 비어버린 안방과 거실을 친환경 벽지페인트 칠해서
새롭게 단장하기 시작했는데 어둡던 집안분위기가 환해졌어요.
저혼자서 여기저기 페인트 칠하고 꾸미느라
아주 힘들었지만 집안 분위기가 새집처럼 밝고 화사해져
혼자 애쓴 보람을 느꼈고 기분도 새로와졌어요.
집에서 해야할 일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데
혼자 너무 힘들다보니 하루하루 쉬어가며 일하고 있어요.
올해 봄은 저에겐 너무나 슬프고 견디기 힘든 나날이였는데
이젠 이 슬픔에서 벗어나 훌훌 털고 일어나려 합니다.
앞으로 더욱더 밝고 씩씩하게 혼자서도 열심히 살아가야겠어요.
잘지내셧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