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클라우드 3대장 하면 아마존, 애쥬어, 구글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여기에 IBM과 알리바바가 포함되어야 하긴 하는데
IBM은 그야말로 대기업 전용이고 알리바바는 중국 전용이라
우리 손에 닿지 않는 존재들이니 일단 제껴놨습니다.
근데 3곳이 정말 동급이냐 하면 그건 좀 애매하죠.
(비싼 가격만큼은 동급 맞긴 합니다만)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은 구글의 명성에 비해선 성적이 좀 많이 초라합니다.
아마존 AWS가 2018/3분기 매출이 67억 달러 정도 나왔습니다. 어마어마하네요.
그리고 MS 애쥬어도 2018/1분기 매출이 70억 달러 정도 나옵니다.
다만 애쥬어는 클라우드뿐만 아니라 윈도우 서버 관련 매출을 하나로 묶어놓은거라서
실제 클라우드 매출이 어느정도 되는지는 애매합니다. 아마 추측컨데 절반 이상은
클라우드 매출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구글은 얼마 나올까요? 분기 31억 달러입니다.
근데 이게 구글플레이 포함이라는게 문제죠.
구글 플레이의 게임 관련 매출들만 생각해도 어마어마하니 저 31억달러에서
아마 클라우드 지분은 별로 높지 않을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자사 클라우드 매출만을 따로 공개하지 않습니다만
아마 추측컨데 10억 달러 안쪽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은 이전부터 삽질의 연속이었습니다.
그 썩을 놈의 앱엔진 붙잡고 씨름할때는 제대로 된 대형 레퍼런스 사이트조차
없었던걸로 압니다.
오죽하면 레진같은 곳이 레퍼런스 취급을 받았을까요...
그나마 앱엔진 포기하고 그냥 AWS처럼 컴퓨트 엔진이란 이름으로 인스턴스 팔고
그런 식으로 정상적으로 전환하고 나서부터 제대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그래도 트위터, 페이팔, 스냅, 스포티파이등의 대형사이트를 몇군데
유치하긴 한 것 같습니다. (반대로 이게 트래픽 많이 나오는 대형 사이트 고객 전부.. )
하지만 솔직히 점점 경쟁에서 쳐져가는게 보인다고나 할까요.
추측의 영역이지만 저 대형사이트들 유치도 아마 상당한 할인을 제공하고서
끌어온걸겁니다... 그렇게 돈되는 고객들은 아니겠죠.
뭐 구글 클라우드가 언론플레이는 참 열심히 하긴 하죠. 엄청 돈 잘벌고 있고
성장하고 있다고 구라를 치는데 그 구라는 앱엔진 시절부터 치던거라서...
(내가 그 구라를 믿고서 앱엔진으로 개발했다가 ㅋㅋ)
구글이 클라우드 부문에 올해 투자한 것만 28억달러라고 하는데.. 이익은 고사하고
매출이 28억달러 넘었을지가 약간 궁금하군요. (뭐 그래도 넘겼겠죠?)
사실 구글은 클라우드 시장에서 성공하기에 약간 애매한 위치입니다.
AWS야 선점효과로 성공했고 MS와 IBM은 각각 오랫동안 유지해온 다수의 기업고객들을
데리고 있었습니다. 그들만 제대로 끌고와도 충분했죠. 알리바바는 중국이란 지역적 기반이
있었구요. 하지만 구글은 원래 일반 사용자들 대상으로 이런 저런 서비스하면서 트래픽
모아서 광고로 돈벌던 회사입니다. 기업고객이랄게 없어요. 광고주들은 있었지만
광고주들과의 관계에서도 구글은 갑이었죠. 을의 입장에서 고개 숙여가며
영업을 뛰어본 적이 없는 회사란거죠. 좋은 서비스만 만들어두면 고객들이 알아서
고개 숙이고 올까요?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다면 그랬겠지만 지금은 너무 많이 늦었죠.
지금의 구글 클라우드에 얼마나 매력이 있을까요?
비싼 가격 감수하고 올만큼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가 더 강력하거나 안정적이거나
서비스가 좋다고 할 수 있을까요?
사실 구글은 나름대로 강력한 지지세력이 있기는 합니다.
가장 개발자 친화적이고 개발자들한테 익숙하고 지지받는 회사죠.
저는 구글 클라우드가 왜 스타트업 육성에 이렇게 미흡한지 모르겠어요.
저 육중한 아마존도 디지탈 오션같은 중견업체가 치고 올라오니까 거기에 대응해서
라이트세일같은걸 만드는데 제대로 된 기업고객도 얼마 없는 구글은 뭔 배짱으로
강건너 불구경하는지도 잘 모르겠구요.
지금 구글이 클라우드 업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아마존 MS가 아니라 디지탈 오션,
랙스페이스와 경쟁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만...
스타트업들 대상으로 파격적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걸 지분 투자하는
셈 치면 어떨까요? 한마디로 외상이죠... 나중에 커서 갚으라는 식의...
이게 의외로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어차피 인기 못얻었으면 트래픽이고 리소스고
별로 안쓸거고 성공해서 많이 가져다 쓰면 그 자체로 높은 회수확률이 되는거니까
손해보는 장사 아니잖아요. 일단 키우면 장기적으로 매출 내주는 내 고객이 되는거구요.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쉽지 않긴 하지만 반대로 이것저것 많이 찌르다보면 의외로
성공하는게 나오기도 합니다. 구글 정도 규모가 되면 그 수많은 스타트업들 대상으로
트래픽과 리소스 제공해주는게 그렇게까지 수지타산이 안맞진 않을텐데 말이죠...
사실 구글이라고 하면 몇년전까지만 해도 수많은 실험적인 서비스들로 유명하던
곳이었죠... 그러다가 그냥 사라져버린 서비스도 많았지만 그래도 그런걸로 유명해지고
지금처럼 커진건데.. 구글은 요즘은 거의 새로운 웹서비스를 안만드는 것 같습니다.
애 그러니까.. 대충 구글플러스 망한 시점인 것 같아요.
구글 플러스로 대차게 한번 말아먹고서 더이상은 신규서비스 모험같은건 안하는 느낌인데...
그 이후의 구글은 정말 많이 변한 것 같아요...
구글 클라우드가 스타트업 개발자 위주의 공간으로 변하면 좋겠지만..
웬지 지금의 구글한테 그런거 기대하긴 좀 많이 무리일 것 같긴 하네요.
뭐 블리자드도 저렇게 되는 세상인데요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