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구축한 사이트 폰트 우선순위에서 나눔고딕으로 해 놓고 운영을 했습니다. 9년 동안 변함이 없었는데 오늘 문득 '맑은 고딕' 폰트에 관해 좀 고민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사이트에는 웹폰트조차 제공하지 않고 나눔고딕 이라는 폰트 기준으로 사이트 디자인을 맞추고 했습니다.
물론 나눔고딕이라는 폰트가 구하기 굉장히 어려운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우리는 나눔고딕이야! 라고 운영중인데요.
그런데 윈도우 기본글꼴이 맑은고딕이 된지가 오래고 윈도우10은 서체변경도 공식적으로 제공하지 않는 현 시점에서 사이트 폰트에 맑은고딕이 없는게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습니다.(그냥 시스템 서체 변경이 쉽지 않으니 그냥 맑은고딕만 쓰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최근에 구측한 사이트는 맑은고딕을 우선으로 했는데 말이죠....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익숙해서인지 "나눔고딕"이 더 맘에 들어서 오래 운영중인 커뮤니티에 맑은고딕을 추가하되 나눔고딕 뒤에 넣어주었습니다. 너무 늦었네요. 나눔고딕 없는 컴에서는 아마도 돋움으로 보셨을 듯.....
나머지 한개 사이트는 웹폰트로 제공하고 있어서 굳이 나눔고딕 뒤 폰트를 고려하지 않아 넣지 않았는데 여기도 넣어두어야 겠네요.
그동안 맑은고딕을 너무 천대했던 거 같아서 ㅋㅋ
아 모바일이 아닌 PC이용시 폰트 이야기 입니다.
맑은 고딕도 예쁘죠. 나눔고딕은 동글동글한 느낌이고, 맑은 고딕은 이름처럼 깔끔하게 각진 느낌입니다. 다만 웹에서 쓰기에는 자간이 넓어서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특정한 글자 크기에서는 마치 중간에 띄어쓰기를 한 것처럼 넓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CSS로 자간을 줄이면 영문과 숫자가 답답해 보이고... 어떤 때는 한글은 얇은데 숫자만 굵게 보이기도 하고... 윈도우 UI에서 많이 사용하는 몇몇 글자 크기들 외에는 고려하지 않은 것 같아요.
맑은 고딕뿐 아니라 지난 20여년간 여러 폰트를 써보면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점은, 우리나라 폰트 디자이너들은 한글과 영문, 숫자, 특수문자 등의 디자인 일관성 유지를 정말 더럽게 못 한다는 겁니다. 그나마 서로 어울리게 그려 놓더라도 라틴 문화권에서 수백 년간 이어져 온 타이포그래피 규칙들을 싸그리 무시해서, 기술적인 글과 같이 한글이 아닌 단어가 조금만 많아지면 전체적인 모습이 조화롭지 못하고 글자 크기와 간격이 들쭉날쭉하여 도저히 못봐줄 수준이 되어버리곤 하지요. 나눔고딕이 압도적으로 잘 나가는 이유는 네이버에서 무료로 뿌렸다는 점도 있지만, 웹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디스플레이 환경과 문자의 조합에서 그나마 평타를 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