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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에 썼던 글이라 존대말이 아닌걸 양해부탁드립니다

 

LG 윙을 보고서 내가 처음 든 생각은 LG 전자 핸드폰 사업부가 드디어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LG 윙 플랫폼이 가진 사용성 측면에서의 엄청난 잠재 가능성에 대해선 구지 손아프게 두말하지 않겠다.

LG 윙 플랫폼이 가진 숨겨진 장점 때문에 LG 윙은 장수의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게 무엇일까? 바로 슬라이드폰은 의외로 싸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럭셔리해보이는 슬라이드폰을 싸게 만들 수 있다고 하니까 놀라셨을까?

그러나 슬라이드폰의 내부 구조를 알게 되면 여기에 납득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슬라이드폰은 레일과 2개의 스프링만 있으면 아주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정말 심플한 구조다.

물론 LG윙은 레일이 원형인데다 유압댐퍼가 달려있고 방수도 지원하기 때문에 약간 더 복잡하다.

그러나 초기 개발비가 더 많이 들었을뿐 양산에 들어가면 비용차이는 결국 별로 크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유압댐퍼는 어떻게든 다음 버젼에서는 제거하지 않을까 싶다. 뭔가 더 싼 방법을 개발해내겠지)

과거 피처폰 시절 슬라이드폰이라고 하면 폴더폰보다 좀더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비싼 가격을 자랑했었지만 그건 그냥 마케팅적인 차원에서의 급나누기였다.

슬라이드폰은 내부 구조가 아주 심플해서 제작하는데 큰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슬라이드폰은 공간 활용에서 불리함을 가지게 되는 문제가 있기는 하다. 레일이 차지하는 부피에다가 슬라이드를 접었을때 겹치는 면들은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 말을 믿지 않을 것 같으니 간단한 예를 하나 들도록 하겠다.

재작년즈음에 중국에서 슬라이드폰 기믹이 유행해서 온갖 슬라이드폰들이 마구 쏟아져나왔었다.

그때는 주로 플래그쉽 기종들에 채용되어서 꽤 비쌌지만 그후 저가기종으로도 슬라이드폰들이 출시되었다.

현재 레노보에서 파는 Z5 씨리즈는 슬라이드 폰중에 가장 저렴한 것중에 하나이다.

스냅 636, 6기가 램, 128기가 스토리지를 갖춘 Z5의 가격은 199달러이다.

가격을 보면 알겠지만 그냥 동일 사양의 평범한 중국제 스마트폰들에 비해서 가격 차이는 별로 없다.

참고로 현재 핫한 redmi note 9s가 스냅 720G, 6기가램, 128기가 스토리지로 199달러이다.

AP 사양이외엔 동일한데 가격도 동일하다.

즉 720G와 636의 가격 차이만큼이 바로 슬라이드폰 기믹으로 발생하는 비용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아마 슬라이드 기믹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격의 차이는 대략 20~30불 정도가 아닐까 한다.

 

LG 윙의 가능성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듀얼 스크린 폰이라던가 갤럭시 폴드를 과연 얼마나 싸게 만들 수 있을까?

저가형 갤럭시 폴드라는게 나올 수 있을까?

언젠가는 충분히 싸질 지도 모르겠지만 향후 몇년 이내에 그런게 가능할거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50만원대 갤럭시 폴드를 상상할 수 있을까? 내 생각엔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LG 윙은 가능하다.

방수, OIS등 고급기능을 포기하고 사양을 낮추면 LG 윙은 듀얼스크린+슬라이드기믹이라는 고급스런 핵심 이미지를 남겨둔채로 50만원대 가격으로 출시하는게 절대로 불가능하지 않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LG 윙 저가형 모델을 중국에서 만든다면 30만원대에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LG Q씨리즈가 윙 플랫폼으로 나온다고 상상해보자.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가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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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는 제품 퀄리티나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마케팅 부서가 안티 수준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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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윙 소비자 가격이 109만 8천원으로 정리된걸로 알고 있어요. 다른것보다 가격대가 프리미엄급이라서 소비자 유통이 원활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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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LG의 문제점은 기술 뭐 이런것 보다 기본기라고 보입니다. 아주 간단하게만 예시를 살펴보자면, 109만원 되는 폰에다가 SD 765G를 넣고 있습니다. 솔직히 성능들이 상향평준화 되었다고 하더라도 아쉬운 부분이죠. 물론, 다른 기본기도 다 문제가 있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더케이지 등 IT 유튜브만 봐도 여러 문제가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이미 LG는 신뢰 자체가 무너져 버렸습니다. LG G5에서 모듈형 선보인 다음에 그 다음세대에 바로 버렸었죠? G5 산 사람들만 블랙말랑카우가 됬구요. 윙을 플랫폼으로 만들던, 브랜드로 만들던 최소 몇세대 이상은 유지를 해야하는데, 당장 적자가 한가득인 모바일사업부가 잘 버텨줄지는 모르겠습니다.

    세번째로는, SW와의 호환성입니다. 안드로이드 폰과 아이폰의 가장 큰 차이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입니다. 애플은 어떤 제품을 만들던, 자기네 SW니까 수정이 매우 편합니다. 애플 앱 스토어도 자기네 소유니까 개발자들에게 해당 폼팩터의 레이아웃을 지원하라고 강제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LG는 그렇지 않습니다. 삼성 Z 시리즈도 아직 최적화가 안된 어플이 더 많은데, LG윙의 폼팩터의 장점을 살릴 어플이 최적화가 얼마나 많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네번째는, 브랜드 입니다. 사실 스마트폰을 잘 아는 사람이나 시리즈명을 외우고 다니지, 일반인들은 외우고 다니지도 않는 사람이 수두룩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갤럭시 노트, 갤럭시 S, 아이폰 하면 다들 알죠? 그러나 LG에는 이 브랜드들이 모두 자멸(...)하고야 맙니다. 옛날에는 G, V 등 브랜드 라인이 딱 있었는데, 요즘에는 LG 하면 딱 떠오르는 스마트폰 브랜드가 없습니다. 물론, 잘만 만든다면 시간이 해결해줄수는 있을겁니다.

    생각이 잘 안나서 4개 밖에 안적었는데, 사실 찾아보면 더 많습니다. 잘 안팔리는 이유는, 그냥 잘 못만들고 못팔았기 때문입니다. 저도 LG가 제발 잘좀 만들었으면 하지만, 스스로 삽질을 하고 있는데 뭐 어쩌겠습니까...ㅎㅎ (아, 물론 이번 LG윙이 조금 인상깊긴 했습니다)

    사실 아무리 적자가 나도 모바일사업부를 버리기는 어려운거 잘 압니다. 미래에는 스마트폰과 웨어러블이 메인이 되어서 IoT 등 다양한 시대가 올테니까요.

    사실 이렇게 까는 이유는 가격입니다. 첫째도 가격, 두번째도 가격, 세번째도 가격입니다. LG 윙으로 80만원대로 나왔다? 그럼 많이 팔리죠. 벨벳으로 6-70만원대로 출시했다? 대박쳤겠죠. 그런데, 저 사양에 저 가격을 받는다는건 아직까지 '우리 대기업이고 브랜드도 있는데 이정도는 받아야겠지?' 라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LG는 세계시장에서 'Others'인데 말이죠. 자존심 버리고 싼 가격에 공격적으로 출시하면 알아서 잘 팔릴겁니다.

    LG 윗(...)대가리들이 바뀌지 않는 이상 우리가 생각하는 '이 정도 가격이면 산다'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발 좀 지네들 위치좀 알고 출시했으면 좋겠습니다. 벨벳 출시되자마자 아이폰 SE 2세대로 뺨싸다구 맞는구 보고 마음 좀 아팠습니다(...출시되지도 않았는데 사망진단서 나온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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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LG의 원죄야 많고 많으니 딱히 변명할 거리는 없고..
    다만 가격 책정에 대해서만 조금 변명해볼까 합니다.
    LG의 가격 정책이 단지 [자존심]때문에 그렇다는건 너무 심한 오해입니다.
    사실 사람들이 가장 쉽게 하는 오해가 [가격을 낮추면 그만큼 많이 팔릴테니까 도리어 이익 아닌가?] 라는 겁니다.
    단지 가격을 낮춘다고 해서 무조건 더 많이 팔려서 전체 이익이 늘어날거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건 조금만 계산해보면 알 수 있는겁니다.
    예를 들어 가격을 5% 낮춘다고 해보죠.
    겨우 5%입니다. 하지만 제조업에서 매출대비 평균 이익율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제조업 평균 이익율은 10% 정도입니다.
    물론 최첨단 기술상품인 경우 이 비율은 올라가며 삼성은 20% 이상이라고 들었습니다만
    맨날 적자만 내고 있는 LG 핸드폰 사업부에 그만한 여유가 있을거라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10% 정도로 생각해보면 겨우 가격 5% 떨어트렸는데 전체 이익의 절반이 날라가는겁니다.
    100만원 짜리를 95만원으로 가격 낮추면 이걸 가격 혁신이라고 인정하실건가요?
    당연히 아니죠?
    근데 100만원짜리를 95만원으로 가격 낮추면 갑자기 2배가 넘게 팔려야 이론상 간신히 본전인겁니다.
    이게 가능한 얘기인걸까요?
    가격을 살짝 낮추기만 하면 그렇게 쉽게 물건을 왕창 더 팔 수 있다면 세상에 수많은 기업들이 왜 망할까요?
    저는 망조에 든 회사가 박리다매 전략으로 살아나는걸 본 적이 지금까지 한번도 없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다른 분들도 한번 기억을 되살려보시면 좋을겁니다.
    정말로 시장에서 약자인 기업, 궁지에 몰린 기업이 박리다매로 살아난 적이 있었는가?
    박리다매 전략은 기본적으로 강자가 사용하는 전략입니다.
    아니면 생산에 특별한 장점이 있어서 더 싸게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즉 지금 당장은 강자가 아니어도 강자가 될 수 있는 기업이 사용하는 전략입니다.
    LG는 생산원가를 줄일 방법이 없습니다.
    생산대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그만큼 부품원가도 치솟고 있으며 생산거점 해외 이전도 느리게 진행했기 때문에 2019년까지도 국내 공장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LG핸드폰은 삼성과 똑같은 스펙의 제품을 만들면 절대로 삼성과 똑같은 가격 설정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회사 규모가 차이납니다. 지금은 거의 10배쯤 차이나지 않을까 싶은데요?
    중국도 싸게 만들지 않느냐?
    중국 회사들은 중요부품을 공동구매의 형식으로 뭉쳐서 매입합니다.
    그래서 부품매입단가에서 삼성에게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초강력한 내수시장이 있고 (내수와 수출은 관리비용에서 큰 차이가 있죠)
    저렴한 인건비에 나라에서 지급해주는 기술 보조금까지 있습니다.
    사실 LG는 일부러 비싸게 파는게 아니라 그냥 원래 비싸게 팔 수 밖에 없는 작은 회사인겁니다...
    물론 그 와중에도 구매자로 하여금 더더욱 비싸게 샀다고 느끼게 만드는 ㅄ같은 상품기획은 참 인정할 수 밖에 없긴 합니다.
    LG 벨벳만 하더라도... 일단 LG는 엣지 디스플레이를 벨벳에서 최초로 해보는겁니다..

    엣지 이게 그리 만만한 기술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베끼기 좋아하는 중국폰들도 엣지는 몇년이 지나서야 간신히 베끼기 시작했죠.

    얼핏 듣자니 이게 장비가 중국으로 유출되면서 중국에서도 가능해진거라고 하던데...
    삼성 짝퉁스러운 엣지 디스플레이를 LG는 왜 이제와서 뒤늦게 흉내내려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벨벳 가격 상승의 가장 큰 공은 아마 엣지 디스플레이 최초 개발로 인한 개발비 부담일겁니다.
    게다가 방수, 무선충전을 집어넣으면서 왜 OIS를 빼는지 참 이해할 수가 없죠...
    플래그쉽 특별 기능 3대장사이에 우선순위를 매긴다면 OIS, 무선충전, 방수쯤 될텐데요...
    차라리 뺄려면 방수를 빼야지... 요즘 핸드폰들이 더이상 차별화할게 없다보니까
    카메라 성능=스마트폰 등급이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카메라를 중요하게 평가하는게
    트렌드인데 말이죠...
    벨벳이 엣지 안쓰고 방수 빼고 그대신 OIS 넣고 69만9천원에 나왔으면 절대 욕먹지는
    않았을겁니다.. 매스 프리미엄이라고 할려면 그정도가 적절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