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생각해본 게시판 자체 관리 시스템

좀 말도 안되는 시스템같긴 한데..

이런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게시판이 있다면 최종적으로

어떻게 될런지 굉장히 궁금해지네요.

일단 게시판에 최초 이용할때 본인이 원하는 이용 자유레벨을 설정합니다.

여기서 자유라는건 본인이 얼만큼 자유롭고 싶은가 그걸 의미하는겁니다.

나는 아무런 제약도 없이 자유롭게 맘대로 게시판에 글을 남기고 싶다면

자유레벨을 높게 설정하면 됩니다.

나는 예의바른 사람들과 존대말만 쓰면서 철저하게 통제되는 형태로

게시판을 이용하고 싶다면 자유레벨을 낮게 설정하면 됩니다.

자유 최하레벨을 1이라고 하면 이 단계에서는 철저하게 

존대말과 상대방에 대한 존중만이 강요되며

상대방을 어떤 식으로든 비꼬거나 비웃는게 허용되지 않습니다.

자유 최고레벨을 10이라고 하면 이 단계에서는

철저하고 완전한 자유를 허락합니다.

반말은 물론이고 쌍욕이 허락되며 그 어떤 글을 써도 자유입니다.

그리고 본인이 설정한 자유 레벨에 따라서 게시판 이용에

차이가 발생합니다.

자유레벨이 높으면 정말 자유로워집니다.

자기가 설정한 수준에 맞춰서 그냥 맘대로 싸지르면 됩니다.

다만 자유레벨이 낮은 사람들은 본인보다 자유레벨이 높은

사람들의 글에 대해서 자유롭게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이 몇가지 생깁니다.

예를 들면 자유레벨이 특정 등급 이상의 사람의 글들을

전부 블록해서 그냥 안볼 수 있습니다.

또 자신의 글을 특정 자유레벨 이상에게는 공개 안할 수도 있습니다.

내 글을 안보여주는거뿐이니까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는건 아니죠?

그리고 당연히 이런 자유레벨은 아이디 옆에 아주 크고 진하게 표시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이 자유레벨은 유동적으로 변화합니다.

바로 같은 자유레벨인 사람들의 상대평가에 의해서요.

예를 들면 내가 자유레벨을 1이라고 설정했다고 해도

다른 동급 자유레벨을 가진 사람들이 비추를 날린다면

자유레벨은 올라갑니다.

즉 본인에게 안맞는 수준의 자유레벨을 설정했더라도

장기적으로 맞는 수준으로 찾아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대충 이런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게시판이 있을때 과연 

어떤 점에서 욕을 먹고 불편할까요? 글구 과연 이런게

이상적으로 동작할 수 있을까요?

제가 이 시스템에서 기대하는건 자유레벨이 낮은 사람들의 글은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된다는겁니다.

즉 일종의 모범을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는거죠.

딱히 통제에 따르라고 하는게 아니라 모범을 보여주고

이게 멋있어보이냐? 이 낮은 자유레벨이 부러운가?

그렇다면 스스로의 태도를 반성해라

이렇게 유도하는 효과를 노리는겁니다.

물론 뭐 그런거 싫어하는 사람은 그냥 자기 레벨에 맞게 맘대로 쓰면 됩니다.

정치얘기? 하세요

반말? 하세요

비꼬기? 하세요

욕? 하세요

뭐 이런거죠...

이런걸 생각하게 된 계기라면...

요즘은 주제에 맞춰서 게시판 만들기가 쉬워져서 굉장히 마이너한 주제로도

커뮤니티가 있죠... 예를 들면 디시 마이너 갤러리라던가..

근데 이런 마이너한 곳에서조차 서로 싸우더라 이겁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절이 하나밖에 없는걸요...

그래서 이런 시스템이 있으면 아무리 성향이 안맞는 사람들이라도

어떻게든 붙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물론 자유라는 두리뭉실한 단어를 썼지만..

대개의 게시판에서 싸움이 일어나는 쟁점은 하나인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하나의 그 쟁점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를 잘 생각해보면

결국은 자유인가 통제인가 이걸로 결정나는 것 같아서

자유라는 기준으로 양쪽 끝으로 모이는 시스템을 구성해봤습니다.

예를 들면 저는 니쥬 갤러리를 자주 가는데요..

니쥬 관련해서 정보 얻기엔 거기만한데가 없어서..

니쥬 얘기가 통하는 곳도 마찬가지고...

근데 이게 마갤인 주제에 너무 관리가 빡셉니다...

반말 존대말이 문제가 아니라

니쥬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글은 허락안한다

뭐 이런거죠...

한마디로 나쁜 얘기를 못합니다.

이번 앨범 망한거 같다 이런 얘기 하면 삭제되고 그러죠.

제가 지금까지 거기에 글쓰려고 10번은 시도한 것 같은데

한 두어번 살아남았나..??

아니 실제로 성적이 기대에 못미치는데 그걸 어쩌라고?

막 칭송하고 최고다 대성공이다 뭐 이런 식으로 난리치는 글만 살아남죠.

이게 결국 관리진의 성향에 따라가는건데..

이건 관리자의 통제가 매우 엄격한 경우겠죠.

그 반대의 경우도 있구요... 관리 안하는 경우.

뭐 그 반대의 경우는 사실 크게 스트레스받을건 없는데

이 경우엔 게시판이 자꾸만 쓰레기화된다는게 문제겠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 그렇게 되면 양질의 글을 쓰는

사람은 계속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