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18일, 코노리님이 XE 코어를 가지치기하여 저장소를 하나 만드셨습니다.
https://xetown.com/topics/119253 (본문의 깃허브 링크는 이제 엉뚱한 저장소로 연결되네요...)
2020년 12월 18일, 오랫동안 준비해 온 라이믹스 2.0.0 정식버전에 드디어 master 딱지를 붙입니다.
라이믹스 개발팀: @bjrambo @conory @kijin @misol
외부 기여자: @bnu @ForPeople @largeden @Lastorder-DC @lcy7747 @nemo9l
지난 7개월간 코어 개발팀 4명과 외부 기여자 6명이 깃허브 커밋 히스토리에 흔적을 남겼습니다. 그 밖에도 2개월여의 베타테스트 기간 동안 수십 건의 버그 신고를 해주신 분들이 있고, 코드상에 흔적이 남지는 않았어도 많은 조언이나 시간적, 금전적 지원을 해주신 분들이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업데이트하실 분은 DB 관련 요구사항, nginx rewrite 규칙 변경, SSL 및 서드파티 자료 지원 관련 변동사항 등 호환성 고려가 필요한 부분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식버전 릴리즈 초기에 많은 버그가 발견되고 또 수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PHP 8.0 지원은 아직 완전하지 않은 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https://github.com/rhymix/rhymix-docs/blob/master/ko/introduction/changes-2.0.md
그동안 계속 발목을 잡아온 내부 구조의 문제를 상당부분 해결했으니 앞으로는 좀더 안정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에 미처 반영하지 못한 아이디어들을 펼쳐볼 기회는 2.1도 있고 2.2도 있습니다.
급변하는 웹 환경 속에서 라이믹스는 과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예전에 코노리님이 우리의 경쟁 상대는 XE가 아니라 워드프레스라고 포부를 밝히신 적이 있는데요, 워드프레스도 node.js로 바꾸네 마네 하고 있는 상황이라;; 경쟁 상대가 영 혼란스럽습니다. 그런데 뭐 굳이 경쟁 상대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냥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만들면 되는 거죠. 시장점유율 비교도 무의미한 것 같습니다. 어차피 절대 다수의 사람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네이버 카페 등 대형 포털, SNS 플랫폼, Wix처럼 적당히 꾸밀 수 있는 곳에 입주해서 활동합니다. 라이믹스나 워드프레스 같은 독립 사이트 빌더들은 SNS가 99%의 시장점유율을 가져가고 남은 1%를 나눠먹고 있을 뿐이예요. 경쟁보다는 협력, 그리고 각자의 역할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누구나 쉽게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 글쎄요. 독립 사이트 외에도 수많은 옵션이 존재하는 2020년 이제는 좁은 범위의 "홈페이지"가 아니라 온라인상에 자신의 공간을 만든다는 의미로 확대해서 봐야겠는데요, 누구나 쉽게 자신의 공간을 만들 수 있는 도구로는 이미 유명한 SNS 플랫폼이나 Wix류의 서비스가 많이 있습니다. 라이믹스냐 그누보드냐 워드프레스냐를 떠나서, 자신의 도메인, 독립적인 호스팅으로 직접 홈페이지를 구축하겠다는 마음을 먹는다는 데서부터 이미 "누구나"는 아닌 거예요. 당신은 이미 특별한 1%가 된 것입니다.
한 쪽에 사용자(유저)가 있다면 다른 쪽에는 개발자가 있습니다. 최근의 홈페이지 제작 트렌드는 철저하게 개발자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지요. 이것은 단순한 취향이 아닙니다.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이 철학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습니다. 어떤 식으로 개발해야 하는지,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특정한 입장을 대변합니다. 개발자에게는 최대한 전문적인 개발 환경을, 사용자에게는 최대한 쉽고 간단하며 선택권이 제한된 UX를 제공합니다. 그나마 주어지는 선택권의 범위는 개발자들의 편의와 플랫폼 기업의 수익모델에 좌우됩니다. 대부분의 개발자들과 대부분의 사용자, 즉 "누구나"에 해당하는 99%에게 이런 단순한 구분은 매우 효과적이며 돈도 잘 벌립니다.
문제는 남은 1%입니다. 일반적이지 않은 일반인, 터치 UX보다 단축키에 더 익숙한 파워유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회색지대 어딘가를 헤매고 있는 프로슈머, 그냥 사서 쓰기보다는 조금 덜 다듬어진 재료를 구해다가 직접 조립하는 데서 즐거움을 느끼는 일명 "메이커스"들입니다. 그 결과물이 대기업 제품만큼 쌈박하지 못해도 상관없습니다. 내가 만든 거니까, 내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으니까, 서툴게 구성한 홈페이지라도 애착을 가지고 운영하게 됩니다. 물론 그 중에는 대기업 플랫폼 뺨치게 멋진 결과물을 내놓는 사람도 있습니다. 대량생산이 되지 않을 뿐이지요.
저는 이케아나 그 밖의 가구 회사에서 구입한 것이 아니라 직접 원목을 사서 자르고 못 박고 칠해서 만든 컴퓨터 책상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무겁고 투박하지만 좋습니다. 제 체형과 컴퓨팅 환경에 맞추어 만든, 세상에 하나뿐인 제 책상이니까요. 라이믹스로 운영되는 홈페이지들도 상당수는 이런 느낌입니다. 이것이 오프라인에서 말하는 "메이커스 문화"입니다.
개발자와 사용자를 양분하는 최근의 트렌드가 파워유저들을 소외시킨다는 지적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계속 나오고 있지만, 99%를 위한 시장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1%의 필요에 관심을 기울이는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오픈소스 운동의 영향을 받은 메이커스 문화가 오프라인에서 조금씩 영역을 넓혀 가고 있는 반면, 정작 온라인에서는 개발자와 사용자의 기술 격차와 권력의 불균형이 점점 벌어져 가기만 하고 있습니다. 뭐 하나 배워보려고 하면 일단 명령프롬프트부터 열고 각종 난해한 명령을 입력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마우스로 클릭하거나 FTP로 업로드하는 것만으로 시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구식이라고 깔봅니다. 사용자의 자리에서 출발하여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전문가가 된 사람들이, 이제는 다른 사용자들이 따라 올라올 사다리를 걷어차 버리고 있습니다.
사용자만은 아닌 사용자, 개발자만은 아닌 개발자, 그 회색지대를 돌파할 사다리를 찾는 분들에게 라이믹스 같은 CMS가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조건 없는 "누구나"보다는 그런 필요와 열정을 가진 분들에게 특별히 더 집중하고 싶습니다. 명령프롬프트부터 열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소스부터 직접 작성하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마우스 클릭으로 시작한 후 점점 실력을 키워가다 자연스럽게 명령프롬프트도 열고 소스도 수정하게 되는 그 배움의 과정에 함께하고 싶습니다. 그 옛날 제로보드 시절부터 그렇게 차근차근 실력을 키워오신 분들이 우리 커뮤니티에도 적지 않잖아요? 그냥 받아쓰기만 하는 유저가 아니라 함께 배워가는 스터디그룹이 되었으면 합니다. 문제가 있으면 호기심을 가지고 해결해가는 그 과정에서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물론 아직은 난이도 조절이 잘 되지 않고 있는 부분이 많지만, 목표를 뚜렷하게 세워 놓으면 좀더 집중해서 맞춰갈 수 있겠지요.
개발자와 사용자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는 양쪽 모두 어느 정도의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발자는 자기만 쓸 물건이 아니니까 재사용 가능한 모듈이나 애드온의 틀을 지켜야 하고, 사용자도 오직 자신만을 위해 주문제작한 물건이 아니니까 큰 비용을 아끼는 대신 이런저런 설정을 건드리고 스킨 정도는 직접 수정해서 쓸 수 있도록 실력을 키워야 하지요. 그래서 라이믹스는 조금 덜 활성화될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개발자들에게 폭넓은 호환성과 범용성을 요구하고, 질문자들에게도 검색과 공부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언제나 강조했듯이, 참여하시기 싫으면 XE 쓰시면 됩니다. XE 아직 살아 있습니다. XE가 곧 죽을 것 같아서 가지치기를 했는데 5년이 지나도록 아직 안 죽었습니다. 진정한 다이하드
지나온 5년, 앞으로의 5년도 메이커스 문화를 온라인으로 다시 가져와 풍성하게 만드는 일에 함께했으면 합니다. 이 시장이 작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쪽에 있는 99%의 파이와 자꾸 비교할 필요가 없습니다. 트랜지스터가 작은 전류로 큰 전류를 통제할 수 있듯, 갈라진 두 진영 사이에서 소수가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할 수 있듯, 1%가 바로 선다면 유행에 쉽게 휩쓸리는 99%가 개발자와 사용자의 역할을 규정하는 방식에도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타임라인모듈 2페이지가 해결되었다니 우선 서드파티가 타임라인모듈 외 몇개 사용이 안되는 개인블로그 사이트 먼저 업데이트를 시도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