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처음으로 386 컴퓨터를 사면서
뭔 생각을 했는지 램을 16MB를 달았습니다..
어설픈 지식으로 램은 다다익선이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당시 램값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램 16MB가 자그만치 40만원 이었습니다.
40만원이면 충분히 다른 부분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었지만 램 16MB 달고서 좋아라 했었지요.
그리고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았습니다.
램이 다다익선인건 맞지만 필요 이상의 램은
활용할 방법이 없다는걸요.
디스크 캐쉬로 쓴다고 하더라도 필요 이상의
많은 램은 그저 낭비라는 것을...
남아도는 램을 처리하려고 별의 별 방법을
다 썼습니다. 주로 램드라이브를 만들어서 썼지요.
그 느려터지다는 울티마7이었지만
램드라이브 위에 올려놓고 로딩하면 로딩속도가
번개같다는걸 혹시 아시나요.
그후로 16이라는 숫자는 저에게 트라우마가
되었습니다.
8MB면 충분했을텐데...
8MB면 충분했을텐데...
그래서 오랜 시간이 지나서
데스크탑 컴퓨터의 램의 용량이 1000배 증가했을때
그래서 대개의 컴퓨터가 4GB 램을 장착하게 되었을때
저는 8GB 램을 쓰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과거의 실수를 수정한듯한 기분이 들었죠.
16GB 램은 저에게 과분한듯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그래 8GB면 충분한거야.
8이야말로 완벽한 숫자지
그런데 램값이 폭락해버렸습니다.
이제 다들 기본으로 16GB를 달 것 같습니다.
저도 16GB를 써야겠지요.
그런데 왜 이렇게 거부감이 드는걸까요...
16GB를 다 쓸 자신이 없는데요.
이 거부감은 램 8TB 시대가 오면 해결될까요
386 시절에는 O/S의 메모리 관리 기능도 꽝이었으니
디스크 캐시로라도 쓸 수 있었을지 모르겠네요.
도스에 디스크 캐시라는 개념이 있기나 했나요? 기억이 안 나네요 ㅠ
요즘은 윈도우든 리눅스든 O/S 자체의 메모리 관리 기능이 워낙 좋아져서
예전보다 램을 낭비(?)하는 일은 많이 줄어들었을 것 같습니다.
램을 기가단위로 잡아먹는 프로그램들도 예전보다 흔해졌고요. 크롬, 포토샵, 버츄얼박스...
제가 지금 쓰고 있는 PC도 3년 전에 큰맘먹고 32기가로 맞췄는데
처음엔 이걸 어따 쓰지? 했지만 VM 몇개 켜놓으니 금방 다 없어지네요. ㅋ
다음에는 라이젠에 64기가로 넘어가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