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제 나이 처음으로 밝힙니다.
놀라지마세요.
전 오십대입니다.
놀라셨죠?
이 정도만 밝힙니다.
이곳에서 전에 누군가가 절 보고 이십대 남자인줄 알았다고 했는데...
전 남자가 아닌 여자입니다.
어떤 사람은 사십대로 알고 있던데...
오십대라고 밝히자마자 어디선가 놀라는 비명소리가 들려오네요. 으악 끼약~
여기저기서 수군수군대는 소리가 들려오네요.
아...괜히 말한건가 싶기도 하네요.
끝까지 모르게 해서 계속 전 신비의 제이엔지로 남고 싶었는데...
눈에 보이는 그대로 마음으로 느껴지는 그대로 느껴주는게 전 좋은데...
그래도 XE사이트때부터 절 오래도록 알고 지켜봐오신 분들이라면
제 나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시는 분들은 짐작하셨을꺼예요.
제가 결혼 안해 그런지 제 홈에서 중학생이 저한텐 아들뻘이라고 말했는데도
절 보고 누나라 부르곤 해서 너무 기가 막혀
혼자 박장대소하곤 했다는 말을 하곤 했거든요.
전 워낙 동안소리 하도 많이 듣고 살아오다보니
그래서 더욱 그동안 나이를 숨겨왔는데
오늘에야 저도 모르게 밝혔네요.
제가 사십대 시절엔 사람들이 절 이십대로 봤어요.
이 세상에서 저와 가장 친한 친구가 화가인데
화가로 그 친구 이름이 세계 인명사전에 올라가 있기도 하구요.
어느 유명한 가수가 제 친구 그림 보고 감동받아서
서로 만나자는 전화도 했었답니다.
저는 아무런 능력도 실력도 없지만
저에게 그런 능력있는 친구가 있다는게 참 자랑스럽고 대견스러워요.
저의 조카신랑도 과학기술분야에 세계 인명사전에 두번씩이나 이름이
올라가 있는데 저의 조카신랑도 자랑스럽지만 애기하면 끝이 없으니
다른 사람 이야긴 이걸로 일단락하네요.
요즘 그 친구 어디선가 미술 전시회하고 있는데
너무 먼데서 해서 제가 몸이 힘들어 못가네요.
이 세상에서 제 맘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이해해주는
저와 가장 친한 그 친구가 절 보고 가끔 진짜 너무 어려보인다고 했네요.
사십대 중반까지만해도 제가 항상 스포츠형 모자 쓰고 다니고
이스트팩 매고 다녔는데 그런 절 보고 마치 대학생같다고 그랬거든요.
주위에서 절 진짜 학생으로 보고 말한 사람들도 있었어요.
오늘 나이 말하면서 뭔가 깨지는 느낌...
갑자기 유리가 생각나네요.
옛날에 어떤 친구가 절 보고 제가 유리같다고 한 말도 생각나고...
제가 너무 유리라서 금방 상처받고 와장창 잘 깨진다고 했거든요.
전 지금까지 남의 맘을 아프게 하거나 상처 준 일이 한번도 없어요.
전 차라리 제가 남에게 상처 안주고 상처받은게 오히려 편해요.
상처를 준 사람이 오히려 언젠가 세월이 흘러 맘이 편치 않은 일 생길테니까요.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표현이 잘 안나오네요.
몇년전엔 누군가가 제가 아직은 삼십대같아 보인다는 말을 했어요.
그러나...이젠 해가 거듭될수록 세월이 흘러갈수록
점점 계속 나이 들어가고 있음을 느끼다 보니...
이제와서 말한들 어떠랴 싶기도 했네요.
어느 정도인지 알면
좀더 저를 잘 이해해줄 수 있으리란 생각에서였는지도 모르겠어요.
이 글을 쓰면서 계속 가끔 괜히 말했나.
말하지 말껄 그랬나....혼잣말을 계속 해대네요.
그러면서 한편으론 이것저것 깨진들 어떠하리.
내가 워낙 세상경험이 부족해 여기저기 깨지고 부딪치면서
세상을 겪으며 살아가야만 하는데...
이것도 그냥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중 하나로 생각해주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잠시 해보며 맘을 열고 이야기하듯
허심탄회하게 거침없이 이야기해보았네요.
50대이셨구나